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모습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위안해 보지만, 불황은 회사를 좌초시킬 위험성도 그만큼 높이기 때문에 CEO의 근심이 크다. 좋았던 시절 보다 더 많이 사업과 사람 챙기기에 매진해야 할 때이다. 위기 극복 CEO의 리더십을 살펴본다.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던 월가 파생 상품의 거품이 꺼져버렸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미국 금융 시스템은 붕괴하고 말았다. 그 여파로 전 세계 금융 시장도 아수라장이 됐다. 우리 국민들도 삽시간에 반 토막 난 KOSPI 지수를 목격하며, 충격에 휩싸였던 지난 가을의 기억이 선명할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금융 시장의 공포감은 다소 진정됐지만, 실물 경기의 침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소비 위축과 부실 기업의 도산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각국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짙게 드리워진 글로벌 경제 불황의 그늘이 쉽게 가실 것 같지 않다. 
  
짙어만 가는 불황의 그늘 
 
금번 글로벌 경제 위기는 우리 경제는 물론 기업 경영에도 부담 요인이다. 그 만큼 우리 기업의 해외 수출 의존도가 큰 탓이다. 전문가들이 내놓는 각종 경제 전망 수치들은 암울함만을 더한다. 일례로 지난해 말 국제금융연합회(IIF)는 ‘2009년 세계 경제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경제성장률(-0.4%)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아울러 국내 경제 전망을 내놓는 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금년 우리의 경제성장률도 2%대 또는 그 아래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도 점친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기업도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 질 수 있다.  
  
한파 속 기업의 행보 무겁기만 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해를 맞는 기업의 표정이 어둡다. 최근 경총이 국내 188개사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그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7%가 ‘우리 경제는 현재 극심한 경기 침체 국면이다’라고 답했다. 또 절반 가량(49%)은 ‘지난 IMF 외환위기 때보다 기업의 어려움이 크다’고 응답했다. 실제로도 우리 기업의 수출 둔화세가 뚜렷하다. 그 동안 순조롭게 성장하며 내실을 다져온 기업조차도 소비 위축으로 인한 급격한 매출 감소를 실감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현금 흐름마저 급격히 나빠지는 모습도 보인다. 그래서인지 기업 경영자나 실무자들은 자금 여력이 있어도 내년도 사업 계획을 어떻게 짜야 할지 고민이다. 이미 세워두었던 투자 계획까지도 취소해야 하나 망설여진다. 심지어는 “그나마 여건이 좋은 기업은 몸이라도 사리면 그만이다. 허나 이미 도산 위험에 놓인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다”라며 무거운 마음을 표한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위기가 따로 없는 것 같다. 
  
CEO의 진가를 시험 받는 무대 
 
이 같은 위기의 시대를 흔히 난세(亂世)라고 한다. 난세에는 잘 나가던 기업이나 그렇지 못한 기업 모두가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최고 수장인 CEO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CEO들은 좌불안석으로 하루 하루를 맞이하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때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안해 보지만, 불황은 회사를 좌초시킬 위험성도 그만큼 높이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게 된다.   
그렇다고 새해를 맞는 CEO들이 걱정만할 수 없는 노릇. 불황의 한파가 더 거세지기 전에 위기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 이때 꼭 유념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위기의 시대에는 시스템적인 요소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경영 환경에서는 시스템만으로도 별 사고 없이 잘 돌아갔지만, 지금과 같은 불안한 위기 속에서는 언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재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옛말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이것이 지금의 위기 상황 속에서 CEO의 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이다.  
따라서 2009년은 기업 CEO들이 자신의 진가(眞價)를 시험 받는 무대가 될 것 같다. 좋았던 시절보다 더 많이 사업을 챙기고 조직과 사람 돌보기에 매진해야 한다.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의 리더십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한 CEO는 어떤 모습일까?  
불황 극복 CEO의 리더십 포인트 7

  
불황 극복 CEO의 리더십 포인트 7 
 
리더십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흔히 난세에 적합한 리더로 ‘변혁적 리더(Transformational Leader)’를 꼽는다. 이미 1978년도부터 이 개념을 소개한 바 있는 제임스 번스(James M. Burns) 교수는 “변혁적 리더는 비전을 향해 구성원들의 의식과 가치관, 태도를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카리스마적인 특성’과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개별적 관심’ 그리고 ‘구성원에 대한 끊임 없는 지적 자극과 격려’ 등이 남다르다. 이러한 특징이야말로 변화와 위기로 가득한 현대 조직의 리더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라고 말한다. 
 
실제 불황기에 위기를 돌파한 리더들의 다양한 사례와 진면목 속에도 이와 비슷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두려움을 다스리는 용기’, ‘흔들림 없는 소신’, ‘희망의 불씨가 되는 진정성’, ‘무난함에 대한 경계심’, ‘사소함에 대한 관심’, ‘바닥을 두루 살피는 소통’, ‘용맹정진의 초심’ 등이 바로 그것이다(<그림> 참조). 이하에서는 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살펴본다.  
  
1. 두려움을 다스리는 용기
 
  
불황기에는 모두가 두려운 마음을 갖기 마련이다. CEO에게는 ‘이러다 부도가 나는 것은 아닐까?’라는 염려를, 직원들에게는 ‘회사가 어려워지면 혹시 실직을 당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 문제는 두려움의 전염성이다. 특히 CEO에게서 보이는 두려운 기색은 일파만파로 조직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고 CEO가 직원들에게 두려움이 전염되지 않게 하려고 과장된 행동을 하거나, 근거는 없는 기대감을 심어주려 해서는 곤란하다. 진정한 용기란 ‘두려움이 적다거나 두려움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 아니라, 두려움을 지배할 줄 아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CEO들은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생각하며 자신을 되돌아 보면 좋겠다. 스톡데일은 베트남전 이후 8년간 포로로 잡혀 있으면서 생존한 미국의 3성 장군이다. 20회가 넘는 심한 고문을 겪는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부하들의 정신적·실질적 리더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가 수많은 포로들이 죽어가는 혹독한 상황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던 배경이 흥미롭다. 그는 크리스마스 전에는 풀려나겠지라는 식의 낙관적 태도가 처참한 포로 생활을 견디기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모호한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실망과 절망으로 바뀌고, 결국 삶에 대한 미련마저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면 스톡데일은 계속되는 고문 속에서도 언젠가 가족의 품에 돌아가서 이런 현실을 회고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란 확고한 믿음만을 간직했다. 끔찍한 현실만을 직시하며 고스란히 그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것이 두려움을 다스리는 스톡데일의 지혜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거짓된 낙관주의보다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아 보자’는 메시지로 부하들을 독려했다. 
  
2. 흔들림 없는 소신
 
  
위기에 빠진 닛산社를 회생시킨 카를로스 곤은 회사가 극심한 위기에 빠졌을 때 냉철한 현실인식으로 위기 상황을 돌파한 CEO로 유명하다. ‘버릴 것은 철저히 버린다’며 어려운 구조조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진가는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표면적 이유보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밀어붙였던 그의 소신과 어려운 현실을 정면으로 돌파했던 용기에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닛산과 같이 최악의 위기 상황에 놓인 기업에게는 구조조정이란 카드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는 평소에는 인재와 구성원의 소중함을 외치던 회사들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쉽사리 정리해고라는 카드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소신도 없이 ‘남들이 하니까’라든지, ‘줄이고 보자’는 식의 접근은 절대 금물이다. 소탐대실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불황을 대하는 CEO들은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도 있다.
 
일본전산社의 성공 신화를 만든 CEO 나가모리 시케노부는 “평상시 직원들에게 일하라고 호통치지 않는 CEO! 직원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공부시켜 경쟁력을 갖추게 해주지 않는 CEO! 이들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 은근슬쩍 ‘정리해고’ 카드나 내미는 그런 사람들이다. 이들은 CEO 자격이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그의 소신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 여유가 있을 때는 기회도 많으니 적당히 하면서도 살 수 있다. 하지만 불황에는 그럴 여유가 없다. 인재는 어려울 때 더욱 힘을 발휘한다. 어렵다고 함께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누군가는 사람을 움직이고, 그 사람들은 또 자신을 움직여서 회사를 살려야 한다. 스피드가 5할이고, 중노동이라 할 만큼의 노력이 3할이다. 능력은 1할 5푼, 학력은 고작 3푼이다" 이것이 10년 불황에도 10배의 성장을 이룬 일본전산社의 불황 돌파 비결이다. 
  
3. 희망의 불씨가 되는 진정성
 
  
불황 극복을 위해서는 CEO의 흔들림 없는 소신도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그 안에는 꼭 진정성이 녹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희망의 불씨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CEO가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해야만 희망이 싹틀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이것이 잘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고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거창한 비전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 때로는 구성원들이 경영진의 말장난이란 냉소적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오히려 구성원들은 CEO의 진정성에서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곤 한다. 진정성은 구성원의 마음을 얻고 희망을 심어주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우니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무조건 ‘너부터 졸라매라’라는 식이 아니라, CEO가 ‘나부터 졸라매겠다’라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이를 실천할 때야 비로소 구성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위기 극복의 신,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위기 극복의 神이라고 하는 파나소닉社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보라. 그는 23살에 회사를 창업해 94세에 사망할 때까지 70여 년간 그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불황을 극복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1929년 대공황기에 회사는 매출 급감과 쌓여만 가는 재고로 위기에 직면했다. 한 회사 간부가 “종업원을 반으로 줄여야 합니다”라고 하자, 당시 병상에 누워있던 고노스케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장래에 마쓰시타를 더욱 키우려고 한다. 때문에 한 사람도 해고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회사는 생산을 반으로 줄이고, 반일 근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직원의 월급은 전액 지급하는 대신 휴일에도 전 사원이 재고품을 팔기로 한다. 모두가 함께 사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2개월 후 재고는 모두 처리되었고, 직원들의 사기는 충만해졌다. CEO의 진정성이 직원들의 마음을 얻은 결과이다. 그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동경올림픽 이후 과잉설비, 수요정체, 판매부진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회사는 또 한번의 위기를 맞았다. 이때 고노스케는 아타미 호텔에서 영업점 사장들을 모아 놓고 모든 불만 사항을 경청한다. 고노스케는 지금의 위기가 회사가 소매점들에게 밀어내기식 영업을 해온 결과라는 것을 확인한다. 간부진과 3일간의 열띤 토론 끝에 고노스케는 소매점으로 넘긴 제품을 전량 회수해 회사가 직접 관리하며 소매점이 현금으로 대금 지불시 판매장려금까지 지급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회사는 2년에 걸쳐 300억 엔의 손실이 예상되지만, 고노스케는 이를 감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런데 1년도 지나지 않아 회사는 구성원들이 앞장선 경비절감 등의 효과에 힘입어 손실이 아닌 이익을 기록한다.  
  
4. 무난함에 대한 경계심
 
  
호황기에는 사업 기회가 도처에 널려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핵심역량을 발굴하고 이에 집중하기보다 주주나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요구에 휩쓸려 사업을 확장하기에 바쁠 수 있다. 좋은 시절이다 보니 어중간하고 무난한 리더십만으로도 사업 확장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불황의 위기 앞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CEO에게 무난함은 독(毒)일지 모른다. 위기 상황일수록 이를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다면 기업은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난함의 함정에서 벗어나 보다 빠른 결단력과 일관된 실행력으로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 모토로라社의 사례는 이에 대해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당사는 1983년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발명하는 등 휴대폰 업계의 선두주자였다. 그런데 2000년 당시 CEO였던 크리스토퍼 갤빈은 PC사업, 메인 프레임 컴퓨터, 인공위성 사업 등 여러 분야에 역량을 분산시킨 바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휴대폰 시장의 위기 속에서 때마침 휴대폰의 디지털 전환이 늦어졌고, 이는 휴대폰 시장 1위 자리를 노키아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2003년 갤빈은 해임되고 만다. 평소 그의 무난한 리더십은 호황기에는 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위기 상황 속에서는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위기가 느껴질 때라도 빠른 의사결정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어야 하는데 그것이 힘들었던 탓이다. 
  
5. 사소함에 대한 관심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창조적 영감을 자극해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CEO들이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창의성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社의 빌 게이츠나 애플社의 스티브 잡스처럼 말이다. 사실 이를 모르는 CEO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이들과 똑같이 행동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의외로 반전의 기회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곳에 깃들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 면도날을 갈아야 하는 불편함처럼 사소한 문제가 킹 질레트(King Gillette)에게 일회용 면도기를 개발하게 했다. 위기의 시대에는 이를 관심있게 바라보고 활용할 줄 아는 CEO가 승리를 거머쥘 수 있
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CEO들도 기존의 관행과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게 사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무언가 대단한 것만이 창조적 영감을 자극하고 반전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사소함 속에서도 ‘안 되는 일’보다 ‘되는 일’을 찾으려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  

예컨대, 일본의 하나마나 소시지社의 흥미로운 사례를 한번 들여다 보자.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이 회사는 우연한 기회를 살려 80년대 중반 일본의 불황기를 견뎌낸 대표적인 기업이다. 당시 회사는 매출이 급감하며 곤경에 처하자, 궁여지책으로 대대적인 가격세일을 펼쳤다. 하지만 상황은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속이 타던 사장이 하루는 공장을 돌아보다가 부러진 소시지를 재가공하는 공정을 목격하였다. 조금은 내키지 않았지만 사장은 “그것 말이야, 그냥 팔지. 가격도 많이 내렸는데…”하고 부러진 것들도 그냥 포장해서 팔도록 지시한다. 며칠이 지나자, 의외로 부러진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게 나타났다. ‘싼 이유가 부러진 것 때문이라면, 먹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소비심리가 제품 판매를 부추긴 것이다. 우연한 발상으로 회생의 기회를 맞이한 사장은 오히려 “다 부러뜨려라!”라고 외쳤다고 한다.  
  
6. 바닥을 두루 살피는 소통
 
  
9·11테러 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루돌프 줄리아니는 재앙 속에서 직원들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에 따르면, “많은 리더들이 위기에 직면하면 몸을 사리게 된다. 잃지 않으려는 심리 탓이다. 그런데 인명 구조와 잔해 해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장 대원들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며, 이들을 격려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위기 상황일수록 현장에서는 돌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장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통이 부족한 조직만큼 위험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켄터 교수는 “기업이 위기에 놓일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은닉, 비난, 회피, 무기력증과 같은 조직 병리 현상(Organizational Pathology)들이다. 이는 회사의 조직문화를 망쳐 다시는 회생하기 어려운 길로 이끈다”라고도 경고한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소통이다. 특히, CEO가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을 그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Mach3라는 블록버스터급 제품들에 힘입어 성장가도를 달려오던 질레트社도 2000년대 초반 조직 병리 현상을 경험한 바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자 소매상들에게 분기 마지막 날이면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재고를 밀어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과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그런데 회사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문제를 감추며 책임을 회피했던 것이 회사의 어려움을 키우게 했다. 사실상 현장 가까이에 있지 않는 CEO들이 이러한 문제를 좀처럼 알아채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상황이 악화되고 나서야 ‘그게 문제였구나!’라고 뒤늦은 후회를 할 뿐이다. 그런데 2001년 2월 짐 킬츠라는 새로운 CEO를 맞이하면서 회사는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취했던 행동은 조직 전반에 원활한 소통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제일 먼저 그는 모든 임원과 직원들을 만나 본인이 손수 만든 ‘My Style’이라는 보고 장표로 자신을 소개했다. 몇 달 전부터 외부인의 시각에서 질레트의 강약점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구성원들과 진솔하게 대화하였다. 그리고 주간 스텝 미팅, 주간 글로벌 경영자들과의 사업 리뷰 미팅, 분기별 경영층과의 이틀짜리 오프 사이트 미팅, 사내 인트라넷에 CEO 홈페이지 개설 등을 통해 현장과의 소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홈페이지의 경우, 모든 직원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올리면 CEO가 직접 답변을 해주었다. 사실 킬츠가 더욱 신경 썼던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양보다 질이었다. 투명한 대화로 숨겨진 사실들을 노출시키는데 주력했다는 얘기다. 과거 실수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기보다 문제의 원인을 깊이 분석하고 미래를 위한 해결책 마련에 집중했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위기 돌파의 묘책을 구상한 것이다. 이것이 질레트의 악순환 고리를 끊은 계기로 작용했다고 한다. 
 
불황일수록 민심은 흉흉해지고 얼어붙기 마련이다. 질레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평소 CEO가 구성원들과 얼마나 친밀하게 소통해 왔는지가 중요하다. 현장 속 깊이 들어가 바닥을 두루 살피며 문제 해결을 게을리한 CEO라면 지금부터라도 위축된 직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직원들과의 소통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7. 용맹정진의 초심
 
  
사실 CEO는 경쟁사를 이기고 고객, 종업원, 주주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뇌하며 쉴새없이 뛰어다니는 사람이다. 그 와중에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이 때 일이 순순히 잘 풀리면 좋겠지만 크고 작은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더 많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는 문득 ‘언제까지 이렇게 뛰어야 하나’, ‘내가 무엇을 바라고 이 일을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처럼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진 상황에서는 적지 않은 CEO들이 좌절을 하거나 깊은 회의 또는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때 불교에서 말하는 초심(初心)은 CEO들에게 혜안을 줄 것이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에 이르겠다’는 첫 마음을 초심이라고 한다. 첫 마음만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반드시 도를 깨친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이 첫 마음이 차츰 퇴색하게 마련이어서 수행 과정에 있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 한다.  
 
어찌 보면 위기를 대하는 CEO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초심으로 일관하는 작은 마음가짐 하나가 ‘불황을 극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결정할지도 모른다. 파나소닉의 창업자 고노스케는 위기때 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라는 말을 자주했다. 리더십의 대가 로버트 퀸 박사도 “위대한 리더는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자신이 보유한 근본적인 리더십 상태(Fundamental State of Leadership)를 점검한다”라고 말한다. 이는 CEO들이 처음 그 자리를 맡았던 초심의 상태로 돌아가자는 얘기가 아닐까. 따라서 요즘 CEO의 가슴에는 결코 물러서지 않고 어떠한 시련도 극복하겠다는 ‘용맹정진(勇猛精進)’의 초심이 깊이 새겨져 있길 기원한다.  <끝>
(LGERI, 2009. 1. 5. 김현기)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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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단계별로 지위와 역할에 맞는 역량들이 있다.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개발시키지 못한다면 조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경력 단계에 맞는 역량을 배양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비약적인 도약이 가능한 계단형 인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인재를 가려내고 보상, 육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성과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 성과 관리 시스템의 출발점은 각 개인의 역량 평가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역량 평가는 조직 구성원이라면 모두 갖춰야 할 공통 역량과 직급 또는 경력 단계별 역량으로 구성된다. 조직에서 인정받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공통 역량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맞는 필요 역량과 수준을 파악하고 개발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인간의 생애를 여러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특징을 정의하듯, 개인의 경력 개발 측면도 크게 네 단계, 즉 경력 초기(배양기), 경력 중기(성장기), 경력 후기(성숙기), 경력 말기(완성기)로 구분할 수 있고 각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정의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만약 단계별 필요 역량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직장인들이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동화의 주인공 피터 팬처럼 나이에 맞는 역할을 습득하지 못하고 현재 상황에 주저앉으려는 심리, 일명 어른아이)’을 겪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자격 팀장’처럼 팀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도 여전히 팀원의 시각으로 조직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팀장으로써 갖춰야 할 리더십 역량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과는 뒤쳐지지 않으나 승진에서 자주 누락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현재 지위에 맞는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했거나 상위 직급에 필요한 잠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고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경력 단계에 맞는 역량을 배양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발전이 가능한 계단형 인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계단형 인재가 되기 위해 경력 단계별로 필요한 핵심 역량들과 개발 포인트들을 짚어 본다. 
  
1.경력 초기(배양기) : 조기 전력화 모색 

  
흔히들 ‘취업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라고 한다. 학교 우등생이 반드시 직장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각오와 마음자세로 직장 생활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신입사원이라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했다는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조직에서 인정 받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기 전력화를 모색해야 한다. 
  
조급증을 버리고 기본기부터 다져라  
 
신입사원은 능력보다는 태도가 중요하게 평가 받는 시기이다. 조직에서 빨리 인정 받으려고 서두르기 보다는 열정과 흡수 능력을 키워 업무의 내용을 파악하고 조직의 DNA를 빨리 체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나, 간혹 직장 생활을 ‘마라톤’이 아닌 ‘단거리 경주’처럼 여기는 초보 직장인들이 있다. 의욕이 앞서고 조직에서 빨리 성장하려는 욕심 때문에 한계단 한계단 꾸준히 역량을 축적해 나가는 과정을 간과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력이 계단의 형태로 향상된다는 점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조직에 대해 쉽게 실망하고 슬럼프를 경험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쉽사리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신입사원 이직률이 높은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나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한다. 내 정도의 실력이라면 다른 회사에서 지금 연봉의 2배 정도는 받아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선배 사원들이 운이나 쉬운 방법으로 승진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지위에 맞는 역량을 높이 평가 받았기 때문에 그 위치에 올라갔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그렇기 때문에 입사 초기에는 조급증을 버리고 기본기부터 닦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부서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종류를 파악하여 도식화해 보고, 각 업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이해하자. 조직의 전반적인 분위기, 동료들의 특징들을 파악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이다. 조직에 쉽게 적응하고 동료들과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이 모든 일에 열정이라는 요소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 이 시기에 쌓인 열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직급이 올라갈수록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귀한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현실 감각을 키워라 
 
인사 담당자나 부서장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한 이후에 갖는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신입사원들이 이론적인 측면은 많이 알고 있지만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 교육이 기업 현장의 요구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 현장을 경험하지 못하고 책상에만 앉아 생각하는 것에 익숙한 탓이 더 크다. 따라서 입사 초기에는 이상과 이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현장과 조직의 생리를 빨리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아무리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제도나 시스템을 기획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조직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서 기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신입사원 때부터 어떤 제도를 기획할 때 현실의 적용 가능성을 항상 따져보고 실제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점검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을 만나 의견 수렴도 해 보고 개선 방안들을 고민해 볼 때, 이론적으로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 실행상 완벽한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2. 경력 중기(성장기) : 생존 지수의 향상
 
  
대리, 과장들을 회사의 꽃이라 부른다. 이들은 어느 정도 직장 생활에 대한 감을 익히고 실무를 주도하는 실질적인 회사의 중심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의 티를 벗는 동시에 한 단계 자신의 지위를 업그레이드시켜 장수하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 때 생존 지수를 높여야 한다. 
 
나를 대표할 만한 키워드를 만들어라 
 
보편적으로 입사 4~5년 후 경력 중기(성장기)에 접어들면 상당수 직장인들이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우직하게 한 직장에서 인생의 승부를 걸어볼지, 아니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대우를 받고 다른 직장으로 옮길 것인지. 이들은 시장에서의 몸값도 높아져 경쟁사와 헤드헌터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직을 선택하던 현 직장에 남아있던 경력 중기에 접어든 직장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을 대표할 만한 키워드, 즉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다.  
 
이 단계가 되면 직장인들은 조직에서 실무 담당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기 완결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보여야 한다. 조직도 더 이상 이들을 사회 초년생으로 바라보지 않고, 본격적인 실력 발휘를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할 핵심 인력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기획 업무=김 대리’라는 식의 공식이 상사의 머리 속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자기만의 전문 영역을 구축하고 꾸준히 경험과 실력을 쌓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일을 통한 학습이 전문성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담당 분야의 프로젝트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창의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라 
 
창의성이 경력 단계에 따라 중요도가 다를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경력 성장기에 있는 직장인들에게 더 중요해 보인다. 이 때가 도전과 실패를 용인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자, 남들과 차별화된 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경력 기간 동안 상당한 업무 지식과 실력을 축적했기 때문에 창의성 발현을 위한 기본적인 토대도 갖춰져 있는 시기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경력 성장기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향후 핵심 인재로 키워나갈지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방식, 아이디어로는 조직에서 인정받기 힘들 터. “창의적인 인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발명왕 에디슨의 말처럼, 자신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시도해 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역발상을 통해 숨겨진 해답을 찾아가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자기 업무 영역에 대한 새로운 지식들을 학습하고, 변화나 트렌드를 눈여겨 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일수록 수 많은 정보의 ‘서랍’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예를 들어,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다면 경쟁사의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이며, 소비자의 니즈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현재의 유통 채널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이런 정보들의 조합이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초석이 될 것이다. 
  
3. 경력 후기(성숙기) : 리더십의 극대화
 
  
‘직장에서 별을 단다’라는 것은 임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임원은 직장인들이 꿈 꾸는 자리이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리더십’이라 하겠다.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주어라 
 
경력 후기는 임원이 되기 바로 전 단계로 조직에서 리더십을 시험 받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은 우수한 팀을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팀의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리더십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성과와 직결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과학자 프레드릭 허츠버그(Frederick Herzberg)도 “리더가 훌륭하게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면, 이들에게 가치 있는 일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치 있는 일이란 자료 정리 등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역할과 지위에 적합한 일,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일들을 의미한다.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구성원들의 능력 수준을 파악하고 이들이 원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이해하자. 리더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업무를 배분해야 할 것이다. 
  
헬리콥터 뷰를 가져라 
 
눈 높이가 달라지면 시야의 폭도 달라지는 법. 경력 후반기에 다다를수록 리더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단기와 중장기, 개인과 조직의 입장에 대해 적절히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한 마디로, 헬리콥터 뷰(헬리콥터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지나치게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곳에서 전체적인 시야를 확보하는 것)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그림 2> 참조).  
 
경력 중기까지는 지나치게 현업에 파묻혀 ‘숲’을 보기 보다는 ‘나무’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실무자의 시각보다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시너지를 고민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실무자의 눈으로 볼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리더의 입장에서 조금 더 시야를 높이면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다른 것들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실무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일과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으며 조직에는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향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4. 경력 말기(완성기) : 경영자 마인드 함양
 
  
꾸준한 성장을 통해 경력 말기에 도달하면 사업부 또는 하나의 기능(Function)을 책임지는 경영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 때는 회사의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의사결정 능력을 키워라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미국의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했던 조지 마샬(George Catlett Marshall) 장군은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의사결정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직의 어느 위치에 있건 항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의사결정이 누군가에게는 보편적이고 큰 위험이 동반되지 않는 일일 수 있지만, 경영진에게는 조직의 미래나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상당히 중요한 사안들이 많다. 경영자들이 해야 할 의사결정은 기본적으로 “할 것인가, 하지 말 것인가?”와 같이 양자택일인 경우가 많은데,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시장이 아닌 신시장 진출, 신제품 출시, 대규모 투자 등과 같이 예측이 어려운 경우는 위험이 배가 된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의 의사결정 능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진으로써 의사결정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눈 앞의 현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 또는 현상 그 이면에 감춰진 의미도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단 하나의 현상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종합적인 상황까지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혁신의 전도사가 되어라  
 
경력 말기, 경영진의 위치에 서게 되면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가능한데, 잘 알려져 있듯이 이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스스로에게 익숙한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하며, 기존에는 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시도해야 하는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혁신을 강조하는 기업의 구성원들이 ‘혁신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진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경영진의 행동이 구성원들에게는 역할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진이 혁신의 전도사가 되어 구성원들에게 혁신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조직 내에 학습시켜야 한다. 경영진의 이러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혁신은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만 될 뿐 실천되지 않을 것이다.  
  
도움닫기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장대높이뛰기에서 선수가 넘을 수 있는 높이는 30~40m의 도움닫기 거리를 얼마나 많은 힘을 비축하고 빠른 속도로 주파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계단형 인재가 되는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노력 없이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능력이 향상될 수 없는 것처럼 꾸준한 역량 배양만이 계단형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또한, 현 경력 단계에 필요한 역량만 닦는다고 하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력 단계별로 필요한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필요 역량과 더불어 다음 단계의 역량 또한 미리 파악해서 개발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끝> (2008. 11. 10. LGERI, 조범상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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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책장에서 21세기형 성실 꺼내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직한 어리석음 그것이 곧 지혜와 현명함의 바탕이고 내용입니다.(신영복 <나무야 나무야> 온달산성의 평강공주)

 

지난 세기 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선 좋은 인재의 요건에 성실성이 꼭 따라다녔습니다. 어느 정도의 지식과 외국어 수준, 사규를 잘 지키고 성실하게 일하면 좋은 인재라고 평가받았습니다. 아주 단순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월과 시장은 빠른 속도로 많이 변했습니다. 오늘날 국내 선두기업은 물론이고 글로벌 선진기업의 인재상은 전문능력과 변화주도역량, 도덕성과 인간미를 지닌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저의 사견이 아니라 실제로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표방하고 있는 인재상입니다.

 

20세기의 책장에서 21세기 성실을 뽑아들다

 

21세기 초국적 경쟁환경에서 성실이 인재의 중요한 가치이자 덕목이라고 하면 낡은 교과서 냄새가 물씬 묻어납니다. 중용이나 대학과 같은 동양고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덕목이지요. 변화주도역량이 각광받으면서 창의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대개 우리는 창의성이 성실성을 지양하고 호기심으로 나아갈 때 체득되는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 세기의 성실성이 지나치게 가볍고 손쉽게 이해된 까닭입니다. 또한 창의성을 그 무슨 괴짜들만이 펼칠 수 있는 독특한 장기라고 생각하는 데서 기인합니다. 물론 창의성은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과 탐구심에 바탕을 둔 특성입니다. 그렇지만 생산적이고 지속 가능한 창의성은 끊임없는 반복과 혁신, 성실한 연습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이 창의성의 대가들이 지적하는 바입니다. 아인쉬타인은 99번의 성실한 실패를 통해 한 번의 큰 성취를 이룩합니다. 모짜르트는 24개의 미숙한 교향곡을 작곡한 후에야 후세에 길이 남을 25번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었습니다. 탁월한 창조는 중단 없는 성실한 노력에 의해서 가능합니다.

 

성실한 반복과 연습이 창의성을 낳습니다.

 

모닝페이지라는 말을 들어본 본들이 많을 줄 압니다. 모닝페이지는 원래 90년 전에 미국에서 고안된 글쓰기 훈련프로그램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세 장의 종이에 자기 의식의 흐름을 기록하는 방법입니다. 모닝페이지는 그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해 그 유명한 <아티스트웨이>를 통해 더욱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쓸 것이 없을지언정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와 자기 자신을 만나게 함으로써 창의성을 꽃피게 하는 연습의 방법입니다. 오늘날 지구상의 수백만, 수천만의 사람들이 각기 나름의 모닝페이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 모닝페이지는 정말 성실함을 요구합니다. 필자도 몇 달 전부터 모닝페이지를 쓰고 있습니다만, 어떤 날은 정말 한 줄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쓸 말이 없다. 도대체 무엇을 쓰란 말인가? 내가 나 자신에게 꼭 무엇을 써야만 하나? 하루쯤 그냥 넘어가면 안되나? 라고 이런 말들을 쓰다 보면 이내 내면의 두뇌는 운동을 하기 시작해서 상당한 양을 쓰게 됩니다. 모닝페이지는 그야말로 성실한 창의성 연습에 다름 아닙니다. 성실한 반복과 연습 없이 창의성은 없습니다.

 

인간미 넘치는 사람

 

또한, 21세기 인재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도덕성과 인간미입니다. 성실과 책임, 헌신은 도덕적인 인간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다만 우리는 그동안 성실한 사람이 손해 본다., 성실한 사람은 인정받지 못한다.라는 말을 진리라 믿었습니다. 성실한 사람의 최대의 장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성실함입니다. 그 반대는 불성실함입니다. 회사생활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친분관계에서도 불성실함은 관계의 미덕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선 관계의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그것은 개인이 조직에게, 조직이 개인에게, 개인간에 믿음직하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예측가능한 신뢰성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성실한 사람만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도움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현대의 탁월한 경영학자들은 이런 특성을 인간미가 넘치는 인재라 합니다. 한마디로 운이 따르고, 사람이 따르는 인재를 말하는 것입니다. 조직과 자기 자신에 성실한 사람이 곧 조직과 자기 자신에 헌신하는 사람이며 이런 사람이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인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갑니다.

 

앞에서 저는 성실과 헌신의 미덕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무한경쟁이 우리 삶의 지배원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오늘 성실하다는 말은 곧 어리석다는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현명하거나 지혜롭지 못하고 우직한 일꾼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우직한 어리석음이 현명함과 지혜로움과 다른 편에 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현명함과 지혜로움의 바탕이자 컨텐츠인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인류와 산업 및 기업발전의 역사가 어리석은(=성실한)자들의 우직함으로 인해 조금씩 바뀌어 왔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눈부시게 푸른 하늘빛 5월에 우리가 성실과 헌신을 생각하는 여유와 지혜입니다. ()
(c)서형준 코치 (현대산업개발 사보 2008년 5월호, 테마커리어칼럼)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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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성공을 위한 바람직한 조직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의 조직 운영 시스템으로 다가올 미래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요즘 기업 경영자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최대 이슈 중 하나이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불안정한 경영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튼실한 조직 체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비전과 전략이 있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했다 하더라도 조직 시스템이 탄탄하지 못하면 애초 기대했던 성과를 내기 어렵다. 최신 기술로 제작된 수준 높은 설계도와 품질 좋은 재료가 있더라도 건물의 뼈대가 부실하면 결국 붕괴되고 마는 건축물의 이치와 같다. 따라서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운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비전 달성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미래 조직의 설계는 현재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조직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완벽한 조직 운영 시스템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경영 환경의 큰 변화 흐름을 포착하고 조직의 강점과 약점, 역량 수준과 전략적 목표를 충분히 고려하는 진화론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 목 차 > 
 
Ⅰ. 現 조직은 미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가?
Ⅱ. 경영자가 주목해야 할 ‘미래 조직의 키워드’
Ⅲ. 맺음말
 
 
 
I. 現 조직은 미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가? 
 
 
오늘날 기업들은 저마다 고유의 조직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조직 운영 시스템을 일일이 열거한다면 아마 기업의 수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마다 사업 전략이나 규모, 특성이 다르고, 경쟁하는 시장과 고객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기업들의 조직 운영 시스템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크게 두 가지의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상하간의 명확한 계층을 기반으로 하는 ‘피라미드형’조직 운영 시스템을 첫 번째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이는 20세기 초 독일의 막스 베버(Max Weber)에 의해 최초로 체계화된 조직 형태로서 계층별로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으며, 위에서 아래로의 지시와 통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조직 형태이다. 의사 결정 시에는 개개인의 판단이나 감정보다 이미 설정된 역할이나 규정이 우선된다. 상하간 계층 구조에 입각한 피라미드형 조직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위에서 명령을 해야만 움직이는 ‘관료주의(Bureaucracy)’라는 병폐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 형태는 여전히 월마트(WalMart)나 맥도날드(McDonald) 등의 글로벌기업을 지탱하는 조직 운영 시스템의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두 번째로 사업 단위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부제 조직 운영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사업과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나타난 것으로서, 각 사업이나 제품 단위의 조직이 개별 기업처럼 운영되는 형태이다. 즉 연구개발, 생산, 영업, 물류 등 주요 기능들을 각 사업부 조직에 포함시키고, 이들 조직이 사업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 독립적 운영 체계이다. 사업부제 조직 운영 방식은 1920년대 GM을 이끌던 알프레드 슬로언(Alfred Sloan)에 의해 체계화되었고 수십 년간 GM 성장의 견인차가 되면서 많은 기업들로 확산되었다. 그 인기의 주된 비결은 사업부제 조직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징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예컨대 사업부별 성과가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성과 제고를 위한 사업부간 경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상의 두 가지 특징은 오늘날 많은 기업에서 조직 운영의 기본 사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이라면 “피라미드형 조직, 사업부제 조직 운영 시스템으로 미래에도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상하간 명령이나 명확한 성과 책임에 기반한 자기 완결형 조직이라는 면에서는 분명 장점이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뒤따르는 치명적인 한계점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피라미드형 조직 체계에 익숙해진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환경에 직면할 때마다 창조적이고 자율적 판단 능력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변화된 고객과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을 매번 다시 설정하고 교육하기에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다시 말해 피라미드형 조직의 합리적 운영 방식은 경영 환경이 안정적일 때에는 강점이 되지만 변화무쌍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업부제 조직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부간 경쟁의 심화로 기업 전체 차원에서의 협력과 시너지 창출이 힘들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업부들은 각기 자신들의 성과 목표 달성에 급급하기 때문에 타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더 큰 성과를 창출한다거나 외부 변화에 미리미리 대응하는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의 속도와 예측불가성을 고려해 볼 때 새로운 조직운영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기업경영자에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되고 있다. 현 조직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성공을 담보할 새로운 체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미래 통찰력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미래조직의 트렌드와 효과적인 공략포인트를 살펴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Ⅱ. 경영자가 주목해야 할 ‘미래 조직의 키워드’ 
 
 
성공하는 조직을 위해 경영자가 주목해야 할 미래 조직의 키워드는 변화(Change), 지식(Knowledge), 조화(Combination), 그리고 인간(Human)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이하에서는 각 키워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와 사례를 중심으로 시사점을 모색해 본다.

1. 변화 (Change) 
 
미래 조직의 첫 번째 성공 키워드는‘변화(Change)에의 대응’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성공에 매몰되어 현실에 안주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힘든 시대이다. 경영 환경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예의주시 하면서 남보다 먼저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시대라는 의미다. 세계적 컨설팅회사 페로 시스템(Perot Systems Corporation)의 회장으로 조직 변화 일원의 권위자인 제임스 챔피(James Champy)는“조직은 끊임없는 여행과도 같다. 성과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면서, 지속적으로 민첩하고 유연하게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변화 대응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시장과 고객 중심의 조직 운영이라 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는 날로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고객 니즈의 변덕스러움과 까다로움도 그 어느 때보다 심해지고 있다. 예컨대 핸드폰 경우‘통신 수단으로만 여기던 과거와 달리‘액세서리’,‘ TV’,‘ 인터넷 검색’등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방식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또한 한 조사에 의하면 고객들의 핸드폰 교체 주기는 약 6개월이라 할 정도로 고객의 입맛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고객과 시장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 운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미래 조직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포인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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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징후의 선도적 포착 
 
시장 변화 대응의 선결 요건은 변화 감지 역량이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주파수가 고객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 동시에 일선의 모든 직원이 고성능의 안테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직접 신제품을 체험해보는 고객들의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그들의 기호나 생각의 생생한 변화를 파악하여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경영진이 일선 현장을 체험하거나 고객 체험관을 운영하는 등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고객지향성이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고객 접촉이 지속적으로 체질화되도록 조직 운영 시스템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였던 갈브레이스는 기존의 제품 중심(Product-centric)조직에서 고객 중심(Customer-centric)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제품과 고객를 두 축으로 하는 하이브리드형 조직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에는 제품 자체보다 제품을 둘러싼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노키아(Nokia)는 고객의 니즈를 재빨리 파악하고 반영하기 위해 전후방 하이브리드형 조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그림 2> 참조). R&D 분야의 경우에도 고객 또는 시장 관점의 제품 개발과 원천 기술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전후방 분리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일례로 도요타(Toyota)는 최종적인 모델을 개발하는 전방의 개발센터와 별도로 후방에 기술센터 및 도요타 중앙연구소(Toyota CRDL)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06년 미국 내 전기/전자 업종의1위에 오른 에머슨(Emerson Electric)의 경우에도 4개의 기술센터(Advanced Technology Center)를 후방에 두고 전방 사업 조직과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환경의 변화가 기술 연구에 반영되는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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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대응력의 체질화 
 
변화를 감지했다면 이에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변화 대응력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능력으로 체질화되어야 한다. 이는 평소 고객 접점에서 적절한 의사결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팀 조직’활성화를 들 수 있다. 일선 현장 구성원들이 해당 팀의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자율적이고 즉각적인 결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평소에 훈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팀 조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구글(Google)이다. 구글은 중요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소규모 자율 조직에서 출발한다. 여러 계층의 대규모 조직 대신 3명 정도의 작고 자율적인 엔지니어링 팀을 만들고 각자 작업 진행에 대해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들 팀간에는 관리자의 개입 없이 정보교환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상황과 여건에 최적화된 의사 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일본 기업 교세라(Kyocera) 역시 최근‘아메바’라는 소규모 자율경영 팀조직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그림 3> 참조). 회장인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창업 당시부터 경영 여건이 여의치 않아 한정된 인재와 설비로 시장 동향에 따라 최적의 임기응변을 발휘해야만 했다. 따라서 현장 리더의 판단에 따라 수시로 팀이 이합집산 할 수 있는 체제가 불가피하였다. 그 결과 시장 상황이나 내부 전략 또는 성과 달성 정도에 따라 사업부 등 큰 규모뿐만 아니라, 아메바 단위 조직까지도 통합과 분할이 빈번한 조직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교세라는 지금도 조직도가 매달 새로 작성되어 배포될 정도로 변화 대응의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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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식 (Knowledge) 
 
기업의 성공을 위한 핵심 조건 중 하나는 혁신(Innovation)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적 혁신이 성공하려면 구성원 개개인의 지식과 창의성에 기반한 조직 창의력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루어야 한다. 결국 남들이 아직 하지 않은, 남들이 아직 보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로 상품화 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 생존의 근간이 된다.
 
조직의 지식 창출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 운영 방식도 남달라야 한다. 즉 지식의 흡수와 축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조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지식 창출’프로세스가 체계화되어야 한다.  
 
사실 지식은 20세기 후반부터 조직 성공의 핵심적인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경영학의 권위자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는“미래에는 지식이 기업의 가치 창출과 개인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지식 근로자가 조직의 핵심이 되는‘지식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라고 예견한 바 있다. 또한 앤더슨 지식역량센터(Anderson Center for Thought Leadership)의 대표이자 최고경영자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아이언 소머빌(Iain Somerville)은 “향후 최고 경영자의 역할은 지식 자산을 평가하고, 인정하고, 그것에 대가를 지급함으로써 지식을 축적하고 시장을 창조하는 지식 자본가의 역할로 변할 것이다”라며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식 역량의 효과적 제고 
 
지식이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대표적인 부문으로 R&D 조직을 들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대부분의 R&D 분야는 제품 중심적 조직으로 적절한 타이밍의 제품 출시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반면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대부분 기술 중심적 메트릭스 조직을 운영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 역량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이처럼 기반 기술 즉, 전문성을 중시하는 미래형 R&D 조직 구조의 대안 중 하나로 기술 중심의 메트릭스 구조를 고려할 수 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으로 등극한 도요타는 CE(Chief Engineer)라고 불리는 최고 엔지니어를 제품 개발의 총괄 담당으로 운영하는 독특한 메트릭스 조직 구조를 발전시켜 왔다(<그림 4> 참조). 제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CE가 총괄하되 각 개발 단계별로 기술 조직으로부터 지원과 협력을 통해 하나의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가는 형태이다. 일본 제일의 혁신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생활용품 업체 가오(Kao) 역시 기술 중심 메트릭스 조직을 통해 핵심 기술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중앙연구소인 Kao Global R&D는 상품개발 연구소와 기초 기반기술 연구소가 서로 협력하는 전형적인 기술 중심적 메트릭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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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재창출 프로세스의 정착 
 
보다 발전된 형태의 지식 창출 조직은 이른바 지식경영 조직 또는 학습형 조직으로 알려진‘하이퍼텍스트형 조직(Hypertext Organization)’이다. 지식 이론의 전도사로 불리는 일본의 노나카 이쿠치로 교수가 저서 「지식창조기업 (The Knowledge-Creating Company)」에서 소개한 하이퍼텍스트 조직은 사업단위, 프로젝트팀, 지식기반이라는 세 개의 층을 주요 단위로 한다. 각 계층은 상호 연결되어 마치 인터넷에서 입체적으로 구현되는 하이퍼텍스트 문서 형태와 같은 구조를 보여준다. 동일 조직 내에 존재하는 완벽하게 성격이 다른 세 가지 층에서 외부로부터의 지식 습득, 체화, 재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의 전자 기업 샤프(Sharp)를 들 수있다(<그림 5> 참조). 조직의 중심은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사업 단위로 기능 중심의 계층 구조이다. 최상층은 프로젝트팀으로 여러 부서에서 모집된 인원이 프로젝트 조직을 이루어 신제품 개발과 같은 지식 창조 활동에 집중한다. 맨 아래 계층은 지식기반층으로 위의 두 계층에서 생성된 지식을 재분류하고 재구성한다. 지식기반층은 조직적인 실체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기업의 비전, 문화, 기술 등에 구현되어 나타나는 계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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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화(Combination) 
 
이미 많은 경쟁 영역에서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의 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 경영대학원 프라할라드(Coimbatore K. Prahalad) 교수는“미래에는 대규모에서 소규모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다국적 기업들이 탄생할 것이다. 기업의 성격과 크기를 결정하는 데 세계화의 영향은 더욱 더 커지게 될 것이다”라며 글로벌화의 영향력을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화는 필연적으로 사업의 지리적 확장을 가져오기 때문에, 조직 운영 측면에서 여러 지역에 퍼져있는 조직이나 기능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시너지를 창출하는‘조화(Combination)’또는‘통합(Integration)’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경영을 글로벌 현지에 너무 위임만 할 경우에 소위 탈중심화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브랜드의 호텔임에도 지역마다 동일 메뉴에 대한가격과 서비스가 상이하여 고객 불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다른 예로 1992년 실적 악화로 파산 위기에 놓였던 IBM에서는 전사적인 목표와 개별 사업부 목표가 일치하지 않아 일어나는 부작용을 경험하였다. 판매사원들이 고객 앞에서 타 사업부의 제품을 비방하는가 하면 동일 고객에게 IBM의 각기 다른 사업부가 경쟁적으로 입찰하는 등 폐해가 나타났던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널리 퍼져있는 다양한 조직들을 하나로 결집시키고 기업의 전략 달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화롭게 이끌어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통합 정보 시스템’을 들 수 있다. GE, 지멘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중전기 업체로 꼽히는 ABB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시스템인‘ABACUS’는 전 세계에 5천여 개의 이익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분권화 조직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ABB는 필리핀의 복합 싸이클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4개국의 ABB 자회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루었으며 영국/프랑스 해협의 해저고속철도 환기 시스템 사업에는 30여 개 국의 ABB자회사들이 협력하는 등 글로벌 통합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기업 내부의 수평적 통합과 조화 
 
위와 같이 IT를 활용한 정보 시스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직운영시스템 관점의 근본적인 대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직의 다양한 기능들이 별개로 움직이지 않고 일련의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움직이도록 하는 횡적 통합이 그것이다. 1990년 함머(M. Hammer)는 이런 개념에서 출발한 프로세스 조직을 소개하였는데, 그 핵심 사상은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Business Re-engineering) 이론이다. 기업이 획기적인 성과를 얻으려면 조직 구조뿐만 아니라 사람, 직무, 경영관리 시스템, 가치관 등 총체적인 비즈니스 시스템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새롭게 개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세스 조직에서는 전통적인 조직의 기능별 세분화와는 다른 조직 분화가 일어난다. 즉, 임무의 진행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기존의 종적 계층 구조가 아닌 횡적인 다기능(Cross-functional) 구조로 구성되는 것이다. 조직 운영의 초점은 상하간의 지시와 통제보다는 수평적인 업무 협조와 조정에 맞춰져 있다. 직무는 세분화, 전문화보다 통합과 시너지 효과가 중시된다. 또한 내부적인 관리보다는 고객의 요구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장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조직 내 원활한 정보의 흐름도 자연스러워져 조직간 장벽 현상이 최소화될 수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이다.
 
프로세스 조직의 대표적인 사례로 포드(Ford)사의 고객서비스 부문(FCSD)를 들 수 있다(<그림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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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별 조직이었던 FCSD는 1990년대 들어 부서간 장벽의 발생으로 부문간 협조가 원활하지 못해 고객 요구에 대응이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또 서비스가 표준화되지 않아 지역에 따라 고객 만족도의 편차도 커지고 있었다. 신차 구입 1년 후의 고객 만족도는 독일 자동차 회사의 절반도 안되었고 10년 후 만족도는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였다. 문제를 인식한 회사는 1995년‘Ford 2000’을 선포하면서 고객 가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토대로 4개의 핵심 프로세스를 규명하였다. 이에 따라 기능 조직으로 운영되던 고객서비스 부문을 프로세스 조직으로 개편하였다. 그 결과 FCSD의 고객만족도 및 생산성은 크게 증가하였으며 종업원 만족도 역시 다른 기능 부문에 비해 프로세스 조직에서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외부와의 연결과 협력 
 
또 다른 형태의 수평적 조직의 형태로‘네트워크 조직’을 들 수 있다. 향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차별화된 핵심 역량의 보유는 성공의 필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네트워크 조직은 중요한 부문에 자원을 집중하고 필요한 다른 역량은 아웃소싱 등을 통해 외부 전문 역량을 활용하는 형태로 핵심 역량 확보에 매우 유리하다. 네트워크 조직의 이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1995년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와 부품업체 연합체가 구성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인터넷 정보망 ANX(Automotive Network Exchange)를 들 수 있다(<그림 7> 참조). ANX를 통해 자동차 회사는 부품 공급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면서 동시에 자사 내 필요한 곳에 역량을 집중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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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형태의 조직 운영 시스템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부문 중 하나가 제약 분야이다. 제약 기업의 특성 상 신약 개발을 위해 다른 제약 기업, 바이오벤처기업, 대학, 연구소, 병원 등과 공동 연구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지식 생산 체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제약회사인 머크(Merck)는 뉴저지와 펜실베니아 등 미국내 연구소 외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등지에 8개 연구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네카(Zeneca)라는 제약회사와 항생제 연구 제휴를 맺는 것을 비롯하여 12개의 바이오 벤처기업 및 2개의 대학교, 1개의 병원 연구소 등과 네트워크 형태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PC업계의 돌풍을 몰고 왔던 델(Dell) 컴퓨터 역시 네트워크형 조직 구조가 성공의 견인차로 평가되고 있다. 칩 생산자와 부품 생산자, 악세서리 생산자와의 완벽한 정보 네트웍트를 구축하였던 것이다. 고객의 주문이 바로 협력업체로 전달되도록 하고 포장과 운송 등 물류 관리는 아웃소싱함으로써 델컴퓨터는 오직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마케팅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계 120여 개국의 5천 개 이상의 소매점을 거느릴 의류 회사 베네통(Benetton) 역시 본사와 본사 내 자체 공장, 하청 공장, 판매 대리인과 소매점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네트워크 조직의 혜택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4. 사람 (Human) 
 
마지막으로 미래의 기업 환경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요소로 ‘인간 가치(Human Value)’를 들 수 있다. 종업원 개인 가치는 조직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된 경향이 있었다. 기업의 존재 이유로 이윤 극대화가 강조되었던 탓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 기업에서는 전통적인 조직의 추구 가치에 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MIT 경영대학원 교수인 토마스 말론(Thomas Malone)은 저서 「노동의 미래(The Future of Work)」에서“미래에는 인간적 가치를 비즈니스의 중심에 놓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향후에는 부의 축적이 비즈니스의 유일한 목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수만트라 고샬(Sumantra Ghoshal) 교수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석좌 교수인 크리스토퍼 바틀렛(Christopher Bartlett)은 공동 저서인 「개인화 기업(The Individualized Corporation)」에서 제도적인 장치보다는 개성과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본주의적 가치의 중시 
 
실례로 윤리 경영의 모범으로 회자되고 있는 존슨앤존슨(Johnson and Johnson)은 사훈에서 고객, 종업원, 지역사회의 이익을 주주의 이익보다 우선시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존슨앤존슨에는 정직(Honest), 존경(Respect), 공정(Fairness), 신뢰(Trustworthy) 등의 요소를 포함한 크레도(Credo)라 불리는 60년 이상 다듬어진 조직의 가치 체계가 있다. 사실 존슨앤존슨의 모범적인 윤리경영은 크레도가 조직 내에 체화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세계 굴지의 전력 회사로 1981년 설립된 미국의 AES(Applied Energy Services) 역시 기업 경영의 목적을 공정(Fairness), 정직(Integrity), 사회적 의무(Social Resposibility), 재미(Fun)라는 비경제적인 가치로 천명하고 있다. 이런 원칙은 모든 종업원이 작은 CEO가 되어 회사의 중요한 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정보의 외부 유출 위험보다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위해 직원 모두가 경영자와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구성원을 경영자로 신뢰하는 AES는 지난 20년이 넘도록 눈부시게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는 활력 넘치는 회사로 주목 받고 있다.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미래의 조직 모델로‘민주화 조직’을 들 수 있다. 구성원 개인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 조직 내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진 형태이다. 고어텍스(Gore-tex) 방수천으로 잘 알려진 고어앤드어소시에이츠(W. L. Gore & Associates)에서 볼 수 있는 민주적 의사 결정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회사는 사장과 비서를 제외한 모든 구성원이 공식 직함 없이 서로를 동료(Associate)라고 부른다. 관리자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성과를 내기보다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동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또한 관리자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프로젝트는 진행할 수 없다. 심지어 위원회에서 이루어지는 급여 결정의 주된 고려 사항은 동료들이 쓴 업무 평가서이다. 직원의 됨됨이는 동료들이 가장 잘 안다는 사상이 깔려 있는 것이다. 참여적 의사 결정 시스템은 활기차고 창조적인 일터를 조성하는 근본 동력이 되고 있다. 고어사의 직원 97%가 근무조건에 만족하고 있으며 공식적 R&D 부서가 없는데도 회사는 일반 직원들의 신선한 아이디어 덕분에 매년 혁신적인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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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조직의 또 다른 형태로 인터넷 경매 회사 이베이(eBay)를 들 수 있다. 온라인 상에서 구매자와 매매자간 활발하게 교류되는 다양한 의견은 회사의 중요한 지식 자산이 된다. 또 회사의 고객인 구매자와 매매자 모두 마치 사이트의 운영자인 것처럼 회사의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이베이의 웹사이트와 온라이 커뮤니티에는 수십 개의 토론장이 갖추어져 있으며 중요한 결정은 온라인 토론을 통해 사용자들의 동의를 얻어 진행된다. 이런 운영 시스템 덕분에 1995년 피에르 오미디아르(Pierre Omidyar)에 의해 설립된 이베이는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 바탕에는 대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인의식을 고취시키는 온라인 민주주의라고 하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 운영 방식이 있다.
 
 
III. 맺음말 
 
 
피터 드러커는 미래 조직에 관한 비유로 오케스트라형 조직을 자주 인용하였다.“ 훌륭한 오케스트라처럼 미래에는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와 최고경영진이라는 두 개의 계층이 존재하는 조직만이 남을 것이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구성원 모두가 일류 전문가인 오케스트라는 지휘자가 연주 하나하나를 지시하지 않는다. 각 연주자는 자신의 악기가 가진 최대의 표현력으로 전체 흐름에 기여한다. 변화와 지식, 조화와 인간이라는 미래 조직 키워드가 모두 녹아 있는 조직 모델의 비유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의 내, 외부적 환경에 적절한 조직 운영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은 하나의 조직을 이끌어가는 최고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최고경영자의 조직 설계 역량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 구조 개편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직을 검토할 때에는 지나치게 이론적으로 접근하거나 특정한 성공사례를 무분별하게 모방하는 오류를 주의해야 한다. 현재의 문제점에만 집착하는 대증요법적 대처나 임기응변도 피해야 한다. 지나치게 혁신적, 급진적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반발을 야기하거나 수용도가 지나치게 낮아 문제 해결은커녕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모든 니즈를 충족시켜줄 이상적인 조직 운영 시스템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조직 설계는 지금까지의 성공 요인과 강점을 해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당면하고 있는 제약 조건과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모색에서 출발해야 한다. 동시에 조직의 역량 수준과 분위기는 어떠한지, 조직이 기대하는 전략적 목표는 무엇인지를 충분히 고려하는 진화론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참고 문헌> 
 
이쿠지로 노나카, 히로타카 다케부치, “The Knowledge-Creating Company,” (Oxford University Press Inc., 1995). 
 
Ghoshal, Sumantra, Bartlett, Christopher, “The Individualized Corporation,” (1997). 
 
Hesselbein, Frances, “The Organization of the Future,” (Jossey-Bass Inc., 1997). 
 
Malone, Thomas, “The future of work: How the new order of business will shape your organization, your management, and your life,”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2005). 
 
Mohrman, Susan A., Glbraith, Jay R., Lawler, Edward E. III, “Tomorrow’s Organization; Crafting winning Capabilities in a Dynamic World,” (Jossey-Bass Inc., 1998). 

(LGERI, 2007. 12. 10. 강진구)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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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 반드시 면접에 관한 전반적인 배경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의 시간여유가 있는 응시자라면 객관적인 사회환경 즉, 면접이 나날이 중요해 지고 있으며 중시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두면 좋다. 그것은 면접을 귀찮은 통과의례로 생각하지 않고, 응시자 입장에서 자신이 정정당당하게 인재로서 평가받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들에서는 서류나 학력중심으로 채용하는 것보다 면접을 강화해서 채용하는 것이 훨씬 성공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점차 강화되고 있는 행동중심의 역량면접이 도입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대체로 우리가 합의할 수 있는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 채용패턴의 변화

▶인재채용패턴의 변화(대규모 정기공채 ▷소규모 수시채용)
▶정확하고, 빠른 시간내 투입가능한 인재
▶IMF 이후 인재시장의 커다란 지각변동

□ 인재선발기준의 변화

▶형식적 능력 및 단순성실성 ▷ 창의성, 발전가능성, 적극적인 의욕 중시

□ 면접평가방식의 변별성

▶성적위주의 인재가 변화무쌍한 현대 기업환경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함
▶서류와 객관적 데이터로 알 수 없는 영역의 비중이 커짐
▶창의력, 의지, 인간성, 인간미를 가진 인재의 요구가 높아짐

(c)서형준코치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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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제목 헤드헌터가 되는 길에 대한 질문입니다.
질문내용 안녕하세요.
저는 내년 2월에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는 남학생입니다.
1980년 생이구요, 군대 면제를 받아 석사과정을 일찍 마치게 되었습니다.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제 적성에 헤드헌터가 맞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헤드헌터가 되기 위한 길에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답변제목 헤드헌터가 되는 길에 대한 조언입니다.
답변내용 안녕하세요.

먼저 회원님의 상황부터 살펴봅니다. 학부를 마치고 대학원 경영학과 재학중이며 내년 2월에 졸업예정입니다.

어떤 근거로 판단하셨는지 알수 없습니다만, 적성이 헤드헌터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헤드헌터가 되기 위한 길을 알고 싶어합니다.

물론 2005년 최근 국내 유명 채용포털 사이트에서 조사.선정해서 발표한 10대 유망직업에도 헤드헌터가 5위에 랭크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 헤드헌터가 되기 위한 특별한 국가자격 등의 공인자격검정 시험등의 선발절차는 없습니다. 대체로 헤드헌터란 기업(구인사)의 특정한 채용포지션에 대하여 동종 산업분야 또는 직무분야에서 해당한 인재를 발굴, 선발하여 추천하는 일을 합니다.
따라서 헤드헌터는 대체로 하나 이상의 산업분야에서 최소한 몇 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는 것이 유리합니다. 또한 업무특성상 경력이 많거나 나이 많으신 분에서부터 신입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 및 경력층의 후보자들에 대한 컨설팅 능력을 보유해야 하므로 최소한의 사회생활, 직장생활경험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귀하께서 사회 첫 발부터 헤드헌터가 되고 싶어하실 수도 있어서 헤드헌터가 되는 두가지의 길을 나누어 살펴 봅니다. 우선 다른 경력을 쌓은 후 헤드헌터가 되는 길과, 신입사원부터 바로 헤드헌터 업계로 뛰어드는 길입니다.

첫번째 경로는, 대개의 경우 다른 산업분야에서 몇 년이상의 경력을 쌓은 후 적절한 기회에 헤드헌터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순탄합니다. 위에서 간략히 설명드렸으니 생략합니다.

둘째 경로, 신입사원시절부터 바로 헤드헌터 업계에 진입하는 길입니다.

최근 각종 설문조사 등에서 유망직업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헤드헌터가 되기를 원하는 젊은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신입사원시절부터 헤드헌터가 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입니다. 대개는 최소한 2년동안의 리서처 활동을 통해 해당업무의 기초지식과 경험을 쌓은 후에 헤드헌터(컨설턴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에도 헤드헌터(컨설턴트)들을 보좌하면서 서치업무를 담당하거나 후보자와의 pre-interview(사전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부분적으로 헤드헌터의 업무를 익히게 됩니다.

그러나 유능하고 일가견있는 헤드헌터, 성공하는 헤드헌터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타 부문 경력을 몇 년이상 쌓은 후 그래도 헤드헌터의 길을 가야 한다는 판단이 설 때, 기존 헤드헌터와의 상담을 통해 진입하는 것이 원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치펌(헤드헌터 전문회사)들이 의외로 사내 교육 등 훈련체계가 미흡한 까닭으로 공신력있지는 않지만 언론사-서치펌 연계의 헤드헌터 양성교육을 거쳐 서치펌에 입사하는 것이 좋다고 사료됩니다.

결론적으로 회원님의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실력을 특정 산업분야에서 맹활약을 통해 경력과 사회경험을 어느 정도 익히고, 몇 년후 헤드헌터 업계의 현황과 컨설턴트라는 직업의 비전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시는 것이 좋다고 사료됩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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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기업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핵심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채용 활동에서부터 경쟁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우리 기업의 채용 활동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  성공적 채용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인재가 기업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인재 확보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인재 확보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노력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듯 하다. 여전히 ‘사업에 필요한 핵심 인재가 부족하다’, ‘외부에서 쓸만한 사람 찾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아직 우리 기업들이 인재 확보, 즉 채용에 대해서 깊은 고민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채용의 경쟁력을 높여야 
 
그렇다면, 성공적인 채용을 위해서는 어떤 요소들이 필요한가? 크게 3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우선 사업 관점에서 체계적인 채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차기 년도나 3년, 5년 후에 사업/전략 달성을 위해 필요한 인력 규모나 필요한 인력의 조건을 명확히 설정해야만, 본격적인 채용 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신속한 인력 모집이다. 즉, 치열한 인재 확보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신속하게 자사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확보하고, 현장에서 업무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적기에 인력을 공급하는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채용한 인력들의 적성과 역량에 맞는 일을 부여하고, 이들이 신속히 회사와 일에 적응하도록 지원해 주는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3가지 측면에서 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전략적/체계적 채용 계획 수립 
 
채용 계획은 사업 환경, 전략, 내부 인력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차기 또는 중장기적으로 충원할 인력의 수를 예측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계획이 효과적으로 수립되어야 향후에 필요한 인력을 조기에 발굴하고 선점하는 채용 활동이 원활히 작동될 수 있으며, 사업 성과를 차질 없이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채용 계획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채용 계획 수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첫째 이유로 단기 실적주의를 들 수 있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당해 년도의 목표(실적) 달성이 경영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인력을 확보하는 활동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두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인력을 미리 확보하여 육성하는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당해 년도의 인건비 증가가 부담되고 바쁜 경영 활동 중에 사람에 대한 선행 투자 활동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로 채용 계획의 부정확성을 들 수 있다. 아무리 정교하게 미래에 필요한 인력 수를 산정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경영 환경이나 내부 사업 여건에 따라 채용하는 인원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 예측이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들은 미래를 내다보면서 채용 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채용 활동을 전개하기 보다는, 단순히 과거에 채용한 인원 수를 기준으로 내년도 채용 계획을 수립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단기 실적이 중요하고 채용 계획의 예측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정확히 채용 인력 계획을 수립하고 채용 활동을 전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사람이 부족하다, 쓸만한 사람이 없다, 사람은 많은데 성과는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 하는 원인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계획성 있는 인력 확보나 우수한 인력의 채용 활동이 취약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어렵다고 채용 계획을 소홀히 한다면, 인력 부족과 성과 저하의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위험이 높다.
 
● 채용 인원 예측 기법 
 
채용 인원을 예측하는 기법은 상당히 다양한데, 이 중에서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기법은 ‘경영자의 정성적 판단(Judgmental Forecasting)’에 의존하는 예측 방식이다. 이는 경영자가 과거 및 향후의 사업 환경이나 전략을 근간으로 정성적으로 판단하여 채용 인원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채용 인원 계획 수립이 간편하고 용이한 반면, 해당 경영자의 지식과 경험, 직감에 의해 많이 좌우되고 수적으로 계량화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둘째 기법은 인력의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좀더 체계적으로 계량화하여 채용 인력을 산정하는 방식이다(<표 1> 참조). 여기에는 두 가지 작업이 필요한데, 우선 전체적으로 경영에 필요한 총 인원을 산정하는 수요 예측(Demand Forecasting)을 해야 한다. 예컨대, 작년에 매출 1조를 하는데 1000명의 인력이 투입되었다면, 내년에 매출 1조 2천억을 하기 위해 몇 명의 인원이 필요한가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인당 매출액, 인당 생산성, 공장 라인의 수 등 과거 몇 년치의 계량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이렇게 총 필요 인력 수를 산정하고 난 후에는 공급 예측을 해야 한다. 공급 예측이란, 현재 인력 중에서 퇴직 등 인력 손실 분을 고려하여 내년도에 몇 명의 인원을 충원해야 하는가에 대한 예측이다. 여기에는 주로 퇴직 인원, 승진 인원, 부서간 이동 인원 등의 요소가 반영된다. Weyerhauser社의 예를 보면, 사업 성장 측면에서의 필요 인원과 내부에서 공급 가능한 인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향후 채용할 인력의 규모를 산정하고 있다(<표 2> 참조).
 
● 부문간 협조를 통한 채용 계획 수립 
 
이러한 채용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현장의 사업 조직과 인사, 그리고 채용 조직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향후 채용할 인력의 수를 산정함에 있어서 채용 부서 혼자만이 전담하여 계획을 세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매출이나 수익 등 경영 목표를 고려하여 필요 인원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사업 관련 부문(예, 사업 기획팀 등)과의 정보 공유 및 협조가 필요하며, 내부에서 공급 가능한 인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사 부문과의 긴밀한 협력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용 인력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사업과 인사, 채용 부문이 상호 협력하면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장 부서에서는 추가로 필요한 인력의 수만 제시하기 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업과 기술을 위해 어떤 유형의 인재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사항을 상세히 기술하여 채용 부서에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채용 인력의 유형과 인원을 미리 설정해 놓지 않을 경우 그저 위에서 목표로 제시한 인력을 채용하거나, 위에서 뽑은 인력을 그대로 받아서 활용하는 수준으로 채용 활동이 흐를 수 있다.
 
 
리크루팅 활동의 경쟁력 제고 방안 
 
노동 시장에서 우수 인재들이 자사에 입사하도록 유인하는 리크루팅 활동도 채용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리쿠르팅은 예비 취업자들이 자사에 지속적으로 호의적인 감정을 갖도록 유도하고 자사의 입사 지원자가 되도록 설득하는 일련의 활동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대학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캠퍼스 리크루팅, 해당 학교 출신 선배사원이 모교에 방문하여 예비 취업자들을 유인하는 선배사원 리크루팅, 평상시에 회사의 비전과 성장성과 인사 제도 등을 잠재 구직자들에게 홍보하는 활동 등이 해당된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활동 중의 하나가 캠퍼스 리크루팅과 선배사원 리크루팅이다. 이러한 리크루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리크루팅 메시지의 적절성 
 
일반적으로 회사 설명회와 같은 캠퍼스 리크루팅을 할 경우, 주로 회사의 높은 사회적 평판과 이미지, 성장 잠재력, 높은 급여 수준과 복리후생의 다양성 등 주로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너무 ‘장미빛 청사진’만 전달한다면 자칫 입사 후에 회사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저 회사에 가면 참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입사했지만, 정작 회사의 실상이 그와 다르다면 심각한 충격으로 회사에 대한 애착과 몰입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긍정적인 회사 이미지와 함께 실제 입사 후에 경험하게 될 현실적인 상황과 어려움 등도 균형 있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 일에 대한 충분한 정보의 제공 
 
리크루팅에 참석해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러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 회사가 무슨 회사인지는 잘 알겠는데, 내가 가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감이 잘 잡히지 않는 생각이다. 보통 리크루팅을 할 때에는 주로 회사의 비전, 성과, 인사 정책 등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실제로 예비 취업자들이 입사한 후에 어떻게 직무에 배치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취약한 경우가 있다. 직무에 대한 정보의 부족은 입사 초기 일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거나, 적성과는 다른 직무 배치로 이직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고학력이나 전문직인 경우에는 이러한 직무 정보는 더욱 중요하다. 이들은 회사 자체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전문적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욕구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 최적의 리크루터 선발 
 
리크루팅을 주도하는 리크루터는 외부 사람들에게는 그 회사의 대표자와 다름없기 때문에, 이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생각보다 예비 입사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리크루터의 선발에 보다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예컨대, 실제 채용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 회사나 직무 설명시에 신빙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 회사에 대한 높은 애사심을 갖고 있는 사람을 리크루터로 선발해야 한다. 리크루팅은 인사 부서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인사 담당자만 참석하거나, 현장에서 가장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리크루팅에 참석해서는 효과적인 인재 모집 활동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조기 정착화 지원 체제 구비 
 
채용 활동의 종착역은 합격 여부 결정만이 아니다. 채용한 인력들이 입사 이후 일정 기간까지 회사와 일에 적응하도록 관리하는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예비 취업자들의 경우, 여러 회사에 입사를 지원하기 때문에 어느 특정 회사에 최종적으로 합격했다 하더라도, 추후에 더 좋은 회사에 또 다시 합격한다면 나중에 합격한 회사로 이탈하게 된다. 또한, 입사 초기에 회사나 일에 원만하게 적응하지 못하여 이직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채용 활동은 입사 이후 일정 기간 동안 확보한 인력들이 회사에 원활히 정착하도록 배려하고 관리하는 활동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탁월한 성과를 발휘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인재들은 경쟁사의 스카우트 대상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최종 입사를 확정한 사람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합격 이후 최종 입사일까지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회사가 그 사람들에게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합격했으니 이제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서는 곤란하다. 회사 내에 같은 학교 출신의 선배나 최종 입사를 책임지는 전담 인력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면서 최종 입사를 이끌어 내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한편, 입사 이후에도 회사의 문화나 분위기, 일에 대한 적응을 도와주는 차원에서 선배 사원을 1:1로 연결시키는 멘토링 제도나 직속 상사에게 신입사원에 대한 지도와 배려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도 신입사원의 조기 정착화를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경력직 채용의 경우에는 이직을 사전에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높은 명성과 성공 경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채용하기 보다는 회사의 기업 문화에 적합한지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채용 활동 성과 평가 및 모니터링이 필요 
 
채용 활동의 최종적인 성공은 ‘우수한 사람이 확보되었는가’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채용한 사람을 활용하는 현장 부서의 관리자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 지원했는가, 얼마나 저렴한 비용으로 채용 활동을 전개했는가 보다는 탁월한 성과를 낼 만한 사람들이 확보되었는가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표 3> 참조).  
 
그러나, 지금까지 상당수의 기업들은 크게 2가지에 초점을 두고 채용 활동의 성과를 평가해 온 경향이 있다. 첫째는 자사에 지원한 예비 취업자의 수가 얼마나 많았는가, 둘째는 채용 활동에 소요된 시간과 자원의 효율성이 그것이다. 물론, 이러한 측면에서의 채용 성과도 중요하다. 그러나, 자사에 입사를 지원한 사람이 많다고 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단기간에 인력을 확보했다고 하여 우수한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입사했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향후에는 입사한 사람들이 얼마나 우수한 사람이었는가를 사후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채용 활동에 반영하는 노력이 보다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입사 후의 성과, 승진까지의 기간, 급여 인상폭 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성과 지표 평가를 토대로 입사 후 탁월한 성과를 발휘하고 있는 사람을 얼마나 채용했는지, 그러한 사람들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선발 도구들을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끝)  (LGERI  2006-03-15. 최병권)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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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경제와 기업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직업세계와 노동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IT산업도 심한 변동을 겪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섭리로 받아들여진다. 이 무한경쟁에서 기업들은 살아남고 이기기 위해 인재를 필요로 하고, 인재들은 직장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 경쟁한다. 사람의 행복을 기준으로 놓고 말하면 참으로 피곤한 전쟁이다.

바야흐로 인재전쟁(The war for talent)의 시대이다. 맥킨지컨설팅이 1997년경 만든 이 새로운 개념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향후 수십 년 동안 일터의 모습을 바꿀 것이다. 인재가 기업경영성과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며, 인재를 유치.보유.관리할 수 있는 회사의 능력이 미래 회사의 가장 중요한 경쟁우위의 요건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지속가능한 기업의 경쟁력은 인재에서 나온다.

인재전쟁은 필연적으로 커리어전쟁을 유발한다. 많은 인재들은 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충성을 기울인다. 그렇지만 기업은 인격이 아니어서 시장과 기업내부의 변화에 따라 인재의 가치가 떨어지면 아무 때나 방출한다. 메이저리그의 선수방출보다 결코 후하지 않다. 아무도 자신을 지켜주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살벌한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살아남는가? 기업에서 나와 자신만의 길을 걸어야 할 때 무엇을 움켜쥐고 나갈 것인가?
해답은 간단하다. 자신의 ‘커리어’이다. 그래서 곧 인재전쟁은 커리어전쟁을 의미한다.

20세기까지는 성공과 경력은 필연적인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었다. 경력은 또한 그 사람의 각종 배경에 의존하고 있었다. 조금 진화해서는 실력 자체가 커리어의 힘이 될 때가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좋은 학교와 학력, 외국어점수와 좋은 외모만으로 기나긴 커리어전쟁에서 안심하고 버틸 수 없게 되었다. 좋은 학교, 좋은 실력으로 무장하여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던 임원들도 언젠가는 젊은 임원들에게 밀려나 대책없이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이 분들에게는 좋은 커리어와 실력이 있었음에도 세상을 보는 혜안이 부족했다. 평균수명이 80세, 90세에 육박하는 현재 경력자들의 시대엔 몇 살까지 일해야 할까. 대체로 70세까지는 일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직장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40~50세에 밀려 나오고 있다. 자신만의 커리어키를 찾아야 한다. 열정을 바쳐 자신이 하고 싶고, 최고가 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교집합에서 커리어키를 찾아서 가꾸어야 한다. 진정한 커리어 관리(Career management)는 직장생활을 할 때까지의 경력관리가 아니라 일에 관한 평생의 자기관리라고 할 수 있다. (2006-05-19 작성)

지금과 같은 커리어시대엔 취업과 경력관리, 이직관리, 퇴직관리의 모든 면에서 승리의 전략을 요구한다. 변함없는 열정과 에너지에 넘쳐 자기진단과 목표의 수립, 실행계획, 해당경력에서의 전문적 능력확보 등으로 격변하는 직업세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인재 한 명이 감가상각 되지 않는 자원 이상의 가치로 인정받기 위해서, 기업의 중요한 일부로 되기 위해서 스스로를 프로페셔날(Professional)을 넘어 존엄있는 엑스퍼트(Expert)로 성숙시켜 나가야 할 때이다. 커리어를 가꾸는 것은 단순한 좋은 직장경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시장,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의 의지와 목표에 따라 뜻을 펼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을 성숙시켜 나가야 한다. 현대 경영학 100년의 역사는 경영을 모르고 살아갈 수 없음을 잘 보여준다. 전문능력, 리더십, 시간관리, 자기관리가 필수적이다. 일과 직장, 가정, 돈, 인간관계와 공동체, 건강, 마음의 평화에 이르는 인생의 6면체를 균형있게 경영하는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야 한다. 바로 지금이 당신의 커리어시대이다. (2006-05-19 14:50 작성)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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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경력은 일에 관한 역사라고 했던가. 보통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일을 갖기 시작하여 마무리할 때까지 보통 30~40년이 걸린다. 긴 인간의 역사를 놓고 보자면 짧지만 개인사로 놓고 보면 짧지 않은 시간이다. 일하는 시간은 인생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은 일을 하도록 태어났고, 일을 하면서 자기를 실현한다. 일을 해야 쉬거나 놀아도 즐겁다. 한 개인이 어떤 일을 하다 보면 위기에 직면하는 때가 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위험이 나중에 복이 되기도 할 때가 있다. 그 복이 나중에 다시 위험이 되기도 한다. 옛사람들은 이것을 새옹지마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엔 새옹지마를 앉아서 기다리느니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기도 한다. 어차피 영원히 나를 지켜줄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안전한 직장'과 '비닐하우스' vs 위험한 선택과 과감한 도전

우리나라에 이동통신의 장을 연 것은 무선호출기 이른바 삐삐(Pager)였다. 그 후 무선통신의 새로운 장이 본격 열리기 시작한 것은 휴대폰이었는데 이 서비스는 사실 카폰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통신은 1984년 카폰서비스를 위해 한국이동통신서비스㈜를 설립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한국통신에서 한국이동통신으로 갈 사원을 차출하고 하였는데 아무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안전하고 편한 한국통신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에 갈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회사에선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차출하여 한국이동통신으로 옮길 직원을 뽑았는데 그들은 대부분 명예퇴직 당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1988년에 한국이동통신㈜로 회사명을 바꾸고, 출범 초기부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1989년 증권거래소에 기업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 한국이동통신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싼값에 받아 상당히 큰 차익을 챙기게 되었다. 더욱이 이 기업은 1994년에 SK그룹이 대주주로 변경되어 초고속성장을 거듭하게 되었다. 이젠 무선통신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는 막강기업이 되었다. 반면, 한국통신은 방대한 규모의 인원을 축소하느라 항상적인 구조조정의 덫에 걸려있을 지경이다.
만일, 당시에 10년 앞을 내다보려는 적극적인 안목과 미래를 향한 도전과 열정이 있었다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때 안전한 직장은 얼마 뒤 바로 위험한 비닐하우스가 되었던 것이다. 그 때 위험한 선택은 성공을 위한 과감한 도전이 되었다.

인재는 자신의 커리어로 말한다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변한다. 이것만이 진실이다. 어제의 ‘인재’가 오늘 쓸모 없는 ‘인원’이 되고, 오늘의 인재가 내일의 낡은 짐이 되기도 한다. 오늘 엉뚱한 풋나기가 내일 기업의 핵심인재로 보랏빛 소를 발견해 내기도 한다. 인재는 자신의 커리어로 말한다. 커리어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재의 지식(컨텐츠)를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사람이 가진 책과 그 속의 내용물은 정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는 어떤 일에 활용되고 적용될 때 비로소 지식으로 거듭난다. 이것은 오지 인재, 지식을 가진 사람에 의해 행해진다.

안전한 직장과 일에 대한 오해

불안한 시대에는 안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법이다. 도무지 사고와 사건이 많은 세상에서 안전에 대한 갈증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직장과 일에 관해서도 사람들은 안전과 안정을 추구한다. 그런데 과연 안전한 직장이란 것이 있는가? 안정적인 직업이란 것이 있다는 것인가?
수많은 직업인들과 전문가들이 평생직장은 가고 평생직업의 시대가 도래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건 머리뿐이고 몸은 아직도 안전한 ‘비닐하우스’를 갈망한다. 대기업이 안전한 직장일까? 속된 말로 대기업의 임원이 되는 것은 타고 나야 한다는 말까지 있다. 그런데 임원이 되고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젊은 임원들이 끊임없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대기업마다 차.부장이 차고 넘친다. 그들이 신입사원시절 전날 마신 술로 지각하고 졸아도 용서되었건만 이젠 어림없다. 차.부장의 전성시대는 막을 내린 지 오래다. 그들은 위로는 임원들 아래로는 부하들로부터 눈치를 받는다. 대기업이 안전한 직장이 아니고, 다만 제법 큰 ‘비닐하우스’였다는 증거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커리어 주권을 찾아라!"

직장과 일 자체가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안전한 직장과 일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안전한 직장의 안전한 일자리는 비닐하우스에서 예쁘게 핀 서양란에 지나지 않는다. 거친 폭풍우 몰아쳐 비닐하우스를 날려버릴 때 기약없이 사라져버릴 나약한 운명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직장과 일에서 안전과 안정을 찾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현대 경영구루의 한 사람인 톰 피터스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화이트칼라 직종 중 최소한 80%가 15년 안에 완전히 사라지거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뀔 것’이라고 했고, GE의 새로운 회장 제프 이멜트는 2002년 초 인터뷰에서 3년 안에 GE의 행정과 사무 지원 업무의 75%를 ‘디지털화’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안전과 위험, 안정과 불안정의 잣대는 이제 커리어의 주인인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 나의 커리어와 지식을 통해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생존을 넘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가? 커리어에 생명을 불어넣고, 끊임없는 자양분을 통해 튼튼한 나무로 자라게 해야 한다. 그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시대 생존과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직장인으로 일하건 자신의 기업을 경영하건 자신의 업(業)을 키워나가야 한다. 오늘 대기업의 임원들, 40대의 경력자들이 기업으로부터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올 때 커리어의 주권을 다시 찾는다면 지금의 잠시 불행을 큰 행복으로 바꿀 새옹지마의 적극적인 재현을 이루게 될 것이다. (2006-07-12  월간 엑스퍼트에 기고한 글)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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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두개의 거대한 물결(Mega trends)이 몰려왔습니다. 정보화와 세계화입니다. 특히 세계화에 관해서는 미국 중심의 패권적 자본주의 심화과정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교통,통신,정보기술이 혁신적 발전에 따라 어느정도 보편성을 획득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 나라의 경쟁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여러가지 기준이 있겠습니다만 직업세계에서 주목하게 되는 경쟁력은 국가경쟁력 > 기업경쟁력 > 개인(인재)경쟁력으로 좁혀지는 부분입니다. 다시말해 21세기의 경쟁력은 개인의 경쟁력으로 귀결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한 개인이 속한 기업과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요인은 대단합니다. 국내 모그룹의 총수도 한명의 천재(핵심인재)가 천 명을 먹여살린다는 말을 하여 반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지구촌이 핵심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War for talent). 인재전쟁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핵심인재의 경쟁력 특히나 글로벌 환경 하에서의 인재경쟁력 즉, 글로벌 핵심인재의 경쟁력을 검토함으로써 오늘 우리 인재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마음가짐을 살펴봅니다.

일반적으로 핵심인재는 전문성, 지적역량 등과 함께 조직충성심, 도덕성, 인간적 매력을 중시합니다. 또한, 전략적 통찰력과 추진력을 강조함으로써 미래 수익원천을 개척할 수 있는 인재를 우선합니다. 이것이 이른바 전세계적인 핵심인재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선진기업들의 사례를 봅니다.

GE의 4E 모델
70년대: 안정적 경영환경 80년대 후반: 새로운 리더십정립
Plan(정교한 계획) Energy(열정과 에너지)
Organize(조직화) Energize(동기부여능력)
Integration(통합화) Edge(집중/결단, 최고지향)
Manage(성과관리) Execution(실행력)


SONY의 핵심인재 요건
-호기심(Curiosity)
-마무리에 대한 집착(Persistense)
-사고의 유연성(Flexibility)
-낙관론(Optimism)
-리스크 감수(Risk-taking)

메릴린치의 핵심인재 요건
-지적능력: 분석력, 이슈발굴능력
-열정
-혁신지향
-인재양성: 인재가 인재를 알아본다.
-인간적매력

위와 같이 글로벌 선진기업들은 최근 핵심인재의 제1 요건으로 꼽는 것이 ‘열정’입니다. 열정을 바탕으로 해서 능력적인 측면에서는 업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전략적 이슈를 발굴해서 향후 수익원천을 추진할 수 있는 인재를 꼽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념할 점은 인간적 매력, 인간미, 도덕성을 포함한 인성(Personality)을 강조하는 추세라는 점입니다. 인간적 매력을 가진 인재는 이 사람이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사람이 모이며, 주위의 도움을 많이 끌어내며, 운이 따르는 사람 등으로 표현됩니다.

자, 이제 정리해 봅니다. 20세기 우리나라에서 학벌, 지연, 능력만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한다면 새로운 세기에서는 우리 기업들도 인재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열정에 넘쳐 일을 사랑하고 전략적 이슈를 발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며, 인간미 넘치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우리 선량한 인재들은 더 좋은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참으로 일을 사랑하며 낙관과 신념에 넘친 인재들의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2004-04-20 16:00:38 작성)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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