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건전한 긴장감 이상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겪는 직장인이 늘고 있는 반면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대화 상대는 별로 없다. 선진 기업들이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상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비결을 사례 중심으로 살펴본다.  
 
최근 연예인들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일으킨 바 있다. 그들의 자살 원인 중 하나는 대중 인기를 높여야 한다는 부담감과 동료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밝혀졌다. 그들은 연예인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이러한 스트레스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기 어려웠고, 그로 인해 고통을 키운 것이었다. 그리고 지인들은 그들의 정신적 고통을 눈치채지 못했다며 자살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최근 직장인들도 과도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최근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사무직 종사자들의 자살자 수가 2000년 268명에서 2005년 597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서비스업 종사자는 536명에서 1,016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비단 자살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에 걸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온라인 취업 포탈인 잡링크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직장인의 약 80%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을 앓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스트레스 정도가 심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약 40%에 달했다.
 
직장인들은 과도한 스트레스에서 더 이상 안전할 수 없다. 이러한 환경을 감안할 때, 이제 기업들도 구성원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대해 외면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해 개인 문제로만 보고 오히려 스트레스가 많은 직원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일부 보이면서 이들을 외면하고 있어, 스트레스에 대한 문제 의식조차 부족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위기의 직원, 회사가 관리해야 
 
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가 2001년 조사한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보유율은 95%로, 미국(40%), 일본(61%)보다도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즉,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있고, 많은 부분이 직무 스트레스에서 기인되고 있다. 게다가 구성원들의 지나친 스트레스는 여러 측면에서 회사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첫째, 구성원의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기업의 생산성은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적절한 긴장감은 성과에 대한 도전 의식을 자극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성과 향상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의욕과 에너지를 떨어뜨리고 결국 성과 제고에 큰 장애 요인이 된다(<그림 1> 참조). 실제로 예일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근로자는 건강한 근로자보다 결근율이 2배 높고, 생산성의 손실은 7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일부 선진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였는데, 그 결과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고 기업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예컨대,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맥도널 더글러스는 이직률이 35% 감소하고 생산성이 14% 향상되었다고 한다. 또한 3M은 사내 상담실을 이용한 구성원의 80%가 성과가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둘째, 스트레스의 증가는 곧 산업 재해 또는 소송과 연결되면서 기업의 불필요한 손실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1990년대 이전 산업 재해가 블루컬러 노동자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그 원인도 사고성 재해가 대부분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화이트컬러의 과로성 질병이 늘고 있다. 승진, 실적 부담, 고용 불안 등의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돌연사 등이 늘고 있으며, 그 대상도 50~60대 뿐만 아니라 30대, 여성 인력, 전문가 그룹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스트레스 관련 산업 재해가 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울증 등 정신적 질환으로 인한 산업 재해의 경우, 2000년 27건에서 2004년 107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인인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산재 승인 건수도 2000년 1,950건에서 2004년 2,285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산재 승인 건수가 증가함에 스트레스로 인한 산재 손실액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 2003년 우리 기업의 스트레스로 인한 산재 손실액은 6,6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셋째,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는 곧 직장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구성원을 감정적으로 잘 관리하는 회사가 인재들에게 일하기 좋은 직장(Great Workplace)으로 부각되는 반면, 구성원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소송이나 산업 재해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회사는 직장 이미지 악화로 좋은 인재를 확보하거나 유지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 실제로 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500대 기업의 95% 이상은 사내 전문 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구성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다. 듀퐁, HP, IBM, 릴리 등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해마다 상위권에 자리매김되는 선진 기업들의 경우, 이미 체계적인 구성원 상담 서비스를 오래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반면, 구성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자살, 돌연사 등이 증가하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이는 내부 구성원, 노동 시장 내의 외부 인재 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들에게도 좋지 않은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이는 결국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과 이직, 외부 우수 인재 유치의 어려움 등으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기업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넷째, 회사의 손실 측면이 아니더라도 회사가 구성원의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회사가 구성원의 스트레스 해소는 직장 상사의 일이라고 판단하여 리더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리더가 구성원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직원들이 리더에게 스트레스 원인에 대해서 깊은 얘기를 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리더가 평가권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은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조직이나 상사에 대한 불만에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해 리더와 허심탄회한 대화가 불가능하다. 또한 리더 자신도 과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고용 불안이나 실적 압박,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막막함 등 직급이 높아질수록 스트레스 또한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부하 직원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설사 리더가 도와주려고 해도 그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섣불리 개입했다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위기의 직장인 관리 성공 포인트 
 
기업이 이러한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면담을 통해 구성원에게 보다 적합한 직무를 제공하거나, 사내에 비공식 조직을 활성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일부 기업은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주기 위해 ‘Fun 경영’을 도입하며 각종 즐거운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이 재미있는 조직이 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이는 자칫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칠 뿐,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상담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가 효과적 
 
그렇다면 구성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스트레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상대가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진로 문제에 대해서 고민이 많지만, 이를 동료나 상사에게 얘기했다가는 이직 의사가 있는 ‘요주의 인물’로 찍힐 것만 같아 입을 다물게 된다. 퇴출의 위기감으로 불안해하고 있지만, 이를 배우자에게 얘기하자니 가장으로서의 위신이 서지 않는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나 동료와의 경쟁으로 인한 압박감을 친구들에게 얘기하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혼이나 별거 등 가정사의 어려움을 동료들에게 털어놓으면 회사에 소문만 퍼지면서 좋지 않은 인상만 주게 될 것 같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어디 가서 시원스레 털어놓고 싶지만, 털어놓을 대나무 숲도 없고, 대나무 숲에서 메아리가 울릴까봐 조심스러워 아예 입을 닫고 혼자 속앓이만 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占)을 보는 직장인이 많다는 웃지 못할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2007년 취업 포탈 커리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미 신년 운세를 본 직장인이 약 30%, 운세를 볼 계획이 있는 사람이 약 25%로 합쳐서 약 50%가 넘는 직장인이 점을 보거나 볼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전문가의 협조를 통해 그들이 스트레스를 배설함으로써 해소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회사가 나서서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전문 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담실이 운영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이미 10년 전부터 체계적인 상담실이 운영되어 왔고, LG도 최근 성공적인 상담실 운영 사례로 타 기업의 모범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상담실을 운영했다가 실패한 기업들도 적지는 않다.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상담실 운영, 그 성공 포인트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기업 상담실 운영의 성공 포인트 
 
1. 보안이 생명 
 
상담실을 운영했다가 폐지한 기업들의 공통된 실패 원인은 상담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지 못한 데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상담 내용을 분석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일부 인사 부서나 리더들은 상담실을 운영하는 조건으로 상담실 방문자 리스트를 요구하거나 상담 내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상담 전문가와 마찰을 빚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상담실이 상담 내용이나 이용자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를 기업에게 제공할 경우, 그 상담실은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잃고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상담가는 직업 윤리 의식에 입각하여 상담 관련 정보를 공개해서는 안될 것이고, 회사도 상담의 내용이나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2. 스트레스에 대한 회사의 인식 전환 
 
상담실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리더나 회사가 스트레스가 높은 구성원을 바라보는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우선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며 넘긴다면 구성원 개인과 조직이 모두 건강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구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신체적 질병으로 연결되기 쉽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를 통해 스트레스를 낮춰주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직원을 ‘문제 사원’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그릇된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을 찾듯, 스트레스가 높아질 때 상담실을 찾아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에 대해 장려를 해야 한다. 이들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을 경우, 구성원들은 상담실을 찾기 어려워지고, 더 심각한 고통에 빠지게 될 수 있다. 국내 한 기업의 경우, 상담실을 설치하면서 인사 관련 부서 직원을 대상으로 상담에 대한 기본 교육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이를 통해 인사 부서 직원들부터 상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상담의 효과를 체험하며, 누구나 쉽게 찾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3. 전문 상담 내용 다양화 
 
구성원들이 상담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존 심리 상담에 치우쳤던 상담 내용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재테크, 자녀 문제, 퇴직이나 경력 개발 상담 등도 병행하여 구성원의 니즈를 만족시켜줄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직장인 대상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8%가 자기 개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고, ‘사오정’, ‘삼팔선’ 등 퇴출에 대한 고민과 ‘은퇴증후군’이 30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SK는 ‘하모니아’라는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는 정신과 의사, 심리 상담사 뿐만 아니라 경력 관리 컨설턴트, 재테크 컨설턴트 등 10여명의 상담 전문가가 배치되어 있고, 상담 주제에 따라 적절한 상담자가 연결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업무에서의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가정의 대소사도 해결해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 시트콤 「프렌즈」를 보면 ‘로스’라는 남자 주인공이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심리 상담을 권유 받는다. 상담 결과 상담 전문가는 ‘로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며 한달간의 휴직을 권한다. 회사는 그에게 한달간의 휴직을 제공하였고, 한달 후 다시 상담을 통해 회사에 복귀하였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구성원들이 상담을 받고, 스트레스가 심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회사에서 휴직을 권고하는 등 HR의 도움을 받는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이 경영상의 위기를 관리하듯, 구성원들의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건전한 스트레스는 높이고, 회사의 손실을 불러일으키는 과도한 스트레스는 줄이도록 회사가 구성원을 보듬는 것이 이제 HR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 우면 R&D 캠퍼스 내 상담실, 맘풀이(Mind-Free) 운영 사례 
 
LG전자 우면동 연구소 내에는 맘풀이라는 상담실이 마련 되어 있다. 상담실은 2006년 초에 설립되었고, 현재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4~5명의 연구원들이 상담 받고 있을 정도로 상담실의 이용율은 높은 편이다. 차부장급 연구원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고, 그에 못지 않게 대리나 신입 사원등 젊은 연구원들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이처럼 맘풀이 상담실이 구성원들에게 호응을 얻게 된 비결을 들어 보았다. 
 
● 상담실 운영의 성공 포인트 
 
운영의 성공 포인트 중 첫번째는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했다는 점이다. 이 곳에서의 상담은 무기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장기 상담의 경우, 이름을 물어보긴 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강요하지는 않는다. 대신 회사에는 이용 건수에 대한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담실 이용자의 성비와 직급만 보고를 하고 있다.
 
두번째는 의무실이나 휴게실처럼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한 점이다. 예를 들면 아로마 테라피시설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스트레스를 진단해주는 기계를 들여놓아 구성원들이 쉽게 드나들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휴게실 같이 편안하고 언제든지 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예약제 운영도 없앴다. 방문 시간이 겹쳐서 구성원들이 서로 마주칠 수 있는 단점은 있지만, 잠깐 쉬러 오는 직원들이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어 상담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줄어 들었다.
 
세번째는 상담실 위치에도 신경을 쓴 점이다. 일부 구성원들은 상담실을 찾을 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업무 공간과 다소 떨어져 있고, 화장실과 회의실 바로 곁에 상담실을 두어,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상담하러 가는지 회의하러 가는지 알기 힘들도록 했다.
 
● 상담의 효과 
 
스트레스가 있다면, 이는 남들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꾹 참고 있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킨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객관적으로 자기 감정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문제의 본질을 스스로 찾게 되고 스트레스 또한 해소된다. 요즘 직장인들은 대화의 상대가 너무 절실한데, 사실 대화 상대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상담은 그런 부분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맘풀이 박경희 상담 실장과의 인터뷰 내용 정리>  <끝> (출처: LGERI 2007.4.10. 박지원)
Posted by 서형준
,

2006년 11월, 한국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급변하는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진로선택에 대한 열린 시각을 제시하고자「2007 신생및 이색직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자에 [웰빙 및 여가], [과학및정보통신(IT)], [의료, 교육 및 기타], [영화 및 드라마속 이색직업] 등 4편에 걸쳐서 37개의 직업에 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문을 거의 그대로 옮겨 싣겠습니다.

네 번째는 [웰빙 및 여가]편의 아트워크매니저입니다.  <서형준 주>
----------------

얼짱, 몸짱.. 각이 따로 있다? 이들에게 물어봐!
아트워크매니저

  S라인 몸매, 쭉 뻗은 다리... 보다 아름답고 예술적인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선 모델들!
이들의 포즈만을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아트워크매니저입니다.

아트워크매니저













어떤 일을 하나요?

‘와~ 내가 좋아하는 A양 화보집이 나왔네?’
요즘 연예인들의 사진화보집 간행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죠? 휴대폰으로도 쉽게 모바일 화보집을 볼 수 있고요. 이런 화보집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앵글 앞에 선 모델들의 포즈를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아트워크매니저입니다. 모델들의 포즈를 잡아주고, 더욱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 주는 포즈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진촬영 시 사진감독이 프레임을 통해 모델들의 포즈를 확인하고 보다 좋은 포즈를 요청하곤 하는데, 최근 화보집 촬영이 증가하고 게다가 한번에 3,000~4,000장 찍는 사진들의 서로 다른 포즈를 위해 아트워크매니저의 포즈 지도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아트워크매니저는 촬영 일정이 잡히면 먼저 촬영할 화보집이나 사진의 콘셉트에 어울리는 포즈를 연구합니다. 모델의 특징을 파악하여 어떤 포즈가 가능할지, 모델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가릴 수 있는 포즈는 무엇인지, 보다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포즈는 어떤 것인지, 신체 곡선미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연구합니다. 촬영시에는 다양한 포즈를 지도하며, 모델 앞에서 직접 포즈를 취해 이해시키기도 합니다. 촬영 중간에는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모니터링하여 보다 나은 포즈를 취하도록 지도합니다. 훌륭한 포즈는 모델의 편한 마음가짐과 자신감에서 나올 수 있으므로 촬영 분위기를 바꿔주고, 모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일도 이들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어떻게 준비하나요?

  아트워크매니저는 스튜디오에서 화보집 촬영 시 프로젝트 별로 계약하여 일합니다. 아트워크매니저가 되기 위한 필수 교육과정은 없으나 촬영일정 내내 모델의 포즈를 지도하고, 사진감독 및 다른 스텝들과 함께 작업하므로 대인관계가 좋아야 하며, 한번 촬영 일정이 잡히면 밤낮없이 3~4일 정도 촬영에만 매달려야 하므로 건강해야 합니다. 또한 어떤 각도로 찍어야 가장 사진이 잘 찍히는지, 상황에 따른 가장 아름다운 포즈는 무엇인지, 최신 경향은 어떠한지 등을 꾸준히 공부해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모델의 경력을 갖고 있다면 보다 쉽게 이 일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어보며 스스로 눈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현재 모델 양성학원에서 워킹이나 포즈를 지도하는 전문가들은 있으나 촬영 시 카메라 앞에서 직접 포즈를 취해가며 모델에게 적합한 포즈를 코치하는 사람은 국내에 몇 명 없습니다. 스튜디오에서 화보집 촬영시 프리랜서로 작업에 참여하며, 아직은 일거리가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투잡(two-jobs)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직업 모델뿐만 아니라 모바일 화보서비스의 활성화로 화보집을 찍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인터넷 누드화보 시장이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축소되면서 모바일 시장으로 이동하였고, 모바일 화보집도 누드나 섹시화보에서 최근에는 성인 인증이 필요 없는 비성인 화보로 변화하면서 노출 보다는 귀여운 모습으로 어필하는 스타화보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연예계 데뷔의 첫 무대를 모바일 화보로 선택하여 대중의 관심과 입소문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후 노래나 연기 등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게다가 대학생,
직장인 등 일반인들도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기 위하여 개인 화보집을 만드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화보집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사진을 찍을 때 다양한 포즈와 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포즈를 지도하는 아트워크매니저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Interview


박서희 팀장
스튜디오 ZOO
박서희 팀장

Q.어떤 일을 하시나요?
A. 모델들의 사진촬영 시 포즈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사진감독이 직접 모델의 포즈를 지도하고, 촬영도 하게 되는데 이런 사진감독의 일을 세분화하여 보다 전문적으로 포즈를 지도하는 일입니다. 작업 전 모델과 많은 대화를 통해 편안한 분위기로 만들고, 미리 포즈를 취해주어 사전연습도 시키며,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자신감을 심어주는 등 촬영시 뿐만 아니라 촬영 전에도 하는 일이 많습니다. 촬영 중간에는 그동안의 찍힌 사진을 모니터링하며 포즈를 다시 잡아주죠. 특히 초보 모델의 경우 불안함을 없애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촬영을 위해 사사건건 간섭하는 사람이지요. 일이 있을 때만 참여하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으며, 이 일 외에도 요가강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Q.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2000년부터 모델이 되기 위한 전문교육을 받았고, 그 다음해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입상하면서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델 활동 시 포즈를 잘 취한다는 얘기를 듣곤 했는데, 알고 지낸 사진감독님의 권유로 한 두번 촬영에 참여하여 일을 도운 것이 지금은 직업이 되어 버렸네요.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여 몸이 유연하고, 슈퍼모델 및 미스코리아선발대회에 참가하여 입상하는 등 직접 몸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이 일을 보다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이 직업의 장점과 단점은?
A.모델, 사진감독 뿐만 아니라 조명, 소품 등의 많은 스텝들과 함께 일을 하는데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작업을 하며 활력을 느끼고 그로 인해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은 이 일의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델들이 자신의 포즈를 코치한다 하여 저를 어렵게 여기고 경계한다면 작업하는데 어려움이 생기죠. 따라서 많은 대화를 통해 모델들의 경계심도 없애야 하고,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도 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Q.어떤 능력이 있어야 이 일을 할 수 있나요? 글씨를 잘 써야 하나요?
A.무슨 일이든지 마찬가지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열정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작업해야 하므로 대인관계가 좋아야 하고, 촬영일정이 잡히면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므로 건강해야 합니다. 또한 사람을 볼 줄 아는 시각을 키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촬영할 모델의 스타일이나 내면, 능력, 표정 등을 빨리 파악하여 어떤 포즈가 어울릴지, 가능한 포즈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해 연구해야 합니다.

Q.사진에 예쁘게 찍힐 수 있는 베스트포즈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A.디지털카메라나 핸드폰으로 셀프카메라를 찍을 때 45도 각도로 찍어야 예쁘다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을 거에요. 얼굴도 대칭인 것 같지만 거울로 좌우를 살펴보면 서로 조금 다르거든요. 봐서 더 예쁘다고 생각되는 쪽으로 사진을 찍으세요. 베스트포즈란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봤을 때 실제보다 예뻐보여야 하기 때문에 그 기준은 개개인마다 달라요. 눈이 작아 콤플렉스인 사람은 눈이 크게 나오면 코나 입이 어떻게 찍히든 만족할 수도 있지요. 따라서 관심을 갖고 여러 각도, 여러 포즈로 사진을 많이 찍어보면 스스로 자신의 베스트포즈를 찾게 될 거에요.

Q.수입은 어느 정도 인가요?
A.아트워크매니저로 하는 일은 모두 프리랜서 개념이에요. 스튜디오에서 화보집 촬영이 있을 때만 참여를 하게 되므로 일정하게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요. 감독님의 수입 중 일부가 제 몫이라고 할까요? 아직 이 분야가 잘 알려지지 않아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요가강사로 활동하면서 수입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Q.앞으로 이 직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A.저처럼 전문적으로 사진촬영 포즈를 지도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화보집 촬영은 한 번 촬영 시 3~4일이 소요되고, 한 달에 1~2건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요. 이렇게 불규칙적으로 일이 있기 때문에 저도 다른 일을 겸하고 있고요. 그러나 앞으로 모바일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에서 판매 촉진을 위해 일반 모델들이 직접 상품을 착용하고 사진 찍는 경우가 지금보다 많아진다면 아트워크매니저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렇게 되면 전문적으로 포즈만을 지도하는 분들도 많아지겠죠. (끝)

Posted by 서형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