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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1 디지털시대의 아날로그 커리어경영
 전자시계가 아날로그시계를 압도하지 못하는 이유

 

1980년대 중반쯤이었을 거다. 그 당시 전자시계가 유행하면서 전자시계가 아날로그시계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아날로그시계는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시각을 숫자로 보여주는 전자시계에 비해 사람들이 아날로그시계를 더 좋아하는 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시침과 분침이 있는 아날로그시계는 현재 시각만을 숫자로 보여주는 전자시계와는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시간단위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시간이상의 정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분침이 20분을 가리키고 있다면 20분이 지났으니까 일을 서둘러야 한다든지 아니면 몇 시까지는 40분이 남아 있으니 좀 느긋하게 해도 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이것은 아주 단편적인 비교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시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고 예고하는 기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한 정보를 넘어 시간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셈이다. 그래서 결국 아날로그시계는 살아 남았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다.

 

커리어경영의 시간성

 

경력(Career; 커리어)은 한 사람의 일에 관한 역사적 흐름이기 때문에 과거.현재를 아울러 미래를 내다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력을 출발하기에 앞서 현명한 사람들은 자기진단을 하고, 목표를 뚜렷이 설정한다. 경력경로(Career Path)를 세워 꾸준히 노력을 전개한다.

 

경력도 시계에 비유할 수 있다. 전체 인생에서 평균수명인 80세까지를 시계의 한 바퀴로 놓고 보기로 하자. 나이가 40세인 사람은 시계로 보면 30분에 와 있는 셈이다. 이것은 그 사람의 인생시계에 따라 느낌이 전혀 다르다. 나이에 비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지고 싶은 것을 다 가졌고, 되고 싶은 것이 되었다면 30분의 시각은 아직 30분이나 남은 여유 있는 시각이다.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사람은 30(=40)밖에 남지 않았다. 빨리 궤도를 바로잡고 속도를 가그쳐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럴 경우 특히, 전자시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40이라는 나이는 퇴출을 예고받는 시점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아날로그시계의 시판을 바라보면 좀 다르다. 60분까지는 아직 30분이나 남아있다. 그 인생의 시각까지 처음 계획했던 대로 잘 되고 있는지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초과달성한 성과에 자만하지 않으며, 부족한 결실에 좌절하지 않게 된다.

 

당신의 Career 시계는 입니까?

 

시침과 분침은 아날로그 기판 위를 서서히 돌아간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그렇지만 각자 개인의 커리어 시계는 각자가 돌리는 것이다. 자연의 시계가 가르키는 그 시각에 나의 커리어시계는 몇 분을 가리키고 있는가. 각자의 커리어시계를 디자인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에 명확한 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

 

커리어의 목표에 관한 사항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갖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큰 목표는 몇 가지 되지 않겠지만, 작은 목표는 수십 가지, 수백 가지에 이르러도 상관없다. 단지, 자신이 명확히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목표달성을 위한 요구사항

이미 이전시기에 갖추어 놓은 것들의 리스트 부모로부터 받은 것, 사회적 환경을 모두 포함-와 자신이 만들어야 할 요건들로 나뉜다. 이것 또한 세부적인 항목들로 쪼개어 보면 수십, 수백가지에 달할 수도 있다.

 

경력평가에 관한 사항

나는 목표달성을 위해서 요구사항을 잘 실천했는지?

잘 한 것은 무엇이고, 못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지?

갖고 싶은 것을 가지게 되었는지?

되고 싶은 것이 되었는지?

 

새로운 경력경로에 관한 사항


나는 이대로 열심히 노력만 하면 되는가?

지금 당장 내가 시작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내가 만들어야 할 요건들 가운데 순위를 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답하고 점검하는 통찰력을 지녀야 한다.

각자의 경력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는 각종 디지털 기기와 장비, 소프트웨어들이 필요하지만, 정작 자신만의 커리어를 제대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시계의 통찰력이 필요한 때이다. 그것이야말로 내면의 자기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난관은 있으되 마지막에 패배를 모르는 필승불패의 커리어를 경영해 나갈 수 있다. (2006-10-11 작성)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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