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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한국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급변하는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진로선택에 대한 열린 시각을 제시하고자「2007 신생및 이색직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자에 [웰빙 및 여가], [과학및정보통신(IT)], [의료, 교육 및 기타], [영화 및 드라마속 이색직업] 등 4편에 걸쳐서 37개의 직업에 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문을 거의 그대로 옮겨 싣겠습니다.

두 번째는 [웰빙 및 여가]편의 토피어리디자이너입니다.  <서형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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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만드는 동심의 세계, 토피어리 나라!

토피어리디자이너

“앗~ 인형같이 생겼는데 몸에 식물이 심어져 있네.” 공원이나 놀이동산에 자리잡고 사진의 배경이 되어주는 예쁜 식물조형물을 한번쯤 보신적 있으시죠? 물이끼를 이용한 토피어리작품인데요. 창작력을 발휘해 가지각색의 조형물을 만드는 사람이 바로 토피어리디자이너입니다.

토피어리디자이너













어떤 일을 하나요?

빽빽하게 지어진 빌딩과 건물들, 쭉 뻗은 도로와 수많은 차들로 삭막해진 현대 사회에서 푸른 식물과 나무 등 자연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자연친화적 소재가 유행하고 있는 요즘, 수작업을 통해 식물을 활용하여 테디베어부터 공룡, 돌고래, 사람에 이르기까지 입체적인 형태로 다듬은 조형물이 시선을 끌고 있는데요, 이러한 조형물을 토피어리 (topiary)라 부릅니다. 여기에는 외국영화 속 저택에서 보았던 깔끔하게 가꾼 정원에서부터 놀이공원의 동물캐릭터 모양의 식물조형물, 그리고 심지어 크리스마스 트리까지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정원수나 울타리 다듬기로 시작한 토피어리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실내 장식용으로 이용되기 시작하였는데요, 소형 토피어리가 유행하였던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소개되면서 토피어리는 오늘날 조경 및 장식의 한 분야로 정착되었습니다. 일본의 영향을 받아 초기에는 단순하고 아기자기한 소형 토피어리가 주로 제작되었으나 현재는 소형 뿐 아니라 대형 토피어리까지 조형되는 단계로 발전되었습니다. 이끼, 나무, 꽃 또는 식물 등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모스, 트리, 플라워, 플랜트 토피어리 등으로 구분되며, 우리나라에서 는 대부분 이끼를 이용한 모스 토피어리(moss topiary)를 토피어리라고 칭하며 그 의미를 제한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토피어리를 조형하는 사람이 바로 토피어리디자이너인데요, 이들은 장식효과뿐 아니라 습도조절에도 탁월한 토피어리 조형물을 만들면서 토피어리를 취미문화의 한 영역 그리고 예술분야의 한 전문분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우선 토피어리디자이너는 조형할 모형의 디자인을 구상합니다. 소형의 경우 디자인 구상부터 조형물 완성까지 혼자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놀이공원이나 기업, 관공서등에서 하나의 테마를 주제로 대형 토피어리를 의뢰하는 경우 여러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회의를 통해 콘셉트를 정하게 됩니다. 그 후 컴퓨터를 이용한 3D작업을 통해 몇 개의 시안을 만들고 난 후 고객과의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선택하여 조형작업을 시작합니다. 디자인의 크기에 따라 와이어(철사)를 이용하여 조형의 프레임(틀)을 만듭니다. 그리고 압축건조되어 있는 물이끼(수태)를 물에 담궈 불린 후 낚시줄을 이용해 틀에 이끼를 붙이고 묶어가며 고정시킵니다. 붙이기 작업이 끝나면 적합한 식물을 선택하여 조형물 안에 심고 가위로 조형물의 겉을 다듬은(전지작업) 후 토피어리를 완성하게 됩니다. 공원이나 놀이시설에 놓일 대형 토피어리의 경우 사람이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관수시설을 함께 설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든 작업이 끝나면 최종적으로 토피어리를 전시현장에 옮겨 사람들이 조형물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어떻게 준비하나요?

식물에 관심이 많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토피어리디자이너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손재주가 있으면 도움이 되며, 손재주가 없더라도 기본적인 기술을 응용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므로 인내심이 있어야 하며, 다양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창의력이 있다면 활동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내에는 아직 토피어리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전문 교육과정은 없으며, 협회나 사회교육원, 문화센터, 판매샵 등에서 주최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활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피어리가 점차 알려지면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토피어리가 발달된 미국, 유럽, 일본 등 외국에 나가 직접 배우기도 합니다. 현재 국가에서 인정하는 자격증은
없으며, 관련협회에서 주관하는 토피어리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토피어리 제작기술을 배운 후 본인의 능력과 금전적인 여건이 뒷받침 된다면 토피어리전문점을 창업하거나 쇼핑몰을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토피어리보급을 위해 강의를 겸하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토피어리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이나 쇼핑몰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디자이너의 경우 꽃집, 서점,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토피어리를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크기에 따라 토피어리의 가격이 책정되고, 자신이 얼마나 작품활동을 하고 판매를 많이 하느냐에 따라 수입은 상이해 집니다. 특히 주부들의 경우 부업으로 이 업무를 하기도 하며, 가든을 운영하거나 조경관련 업체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업무에 토피어리를 적용시키고자 이 분야를 배우기도 합니다.
웰빙의 열풍으로 자연친화적 식물인 토피어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고, 실내 습도조절 및 공기정화에 효과가 좋은 토피어리의 장점이 많이 알려지면서 가정에서 사용하기 위한 토피어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놀이시설, 공원, 전시회 등 공공장소에서 사용되는 대형 토피어리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토피어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토피어리의 수요, 그리고 토피어리디자이너의 수요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한한 상상력으로 개성을 살려 작품의 폭을 넓혀간다면 우리나라의 토피어리 분야를 이끌어나가는 전문가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Interview

권민정 협회장

유럽토피어리협회
권민정 협회장

Q.직업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수목원, 아파트, 관공서, 공원 등에 살아있는 식물을 이용하여 갖가지 모형을 만들어 아름답게 꾸미는 일을 합니다. 살아있는 조형물을 만든다고 할 수 있죠. 유럽의 미로정원이나 벽의 울타리 정원 등을 모두 토피어리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데, 저는 대형 위주로 만들어 지는 유럽식 토피어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고 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대형 토피어리를 주로 제작하다보니 2~3m부터 큰 것은 13m짜리까지도 만든 적도 있어요. 가든에서 제작하고 현장으로 옮겨야 하므로 크레인을 이용해 운반작업을 하며, 운반할 수 있는 높이가 제한되어 있어서 조형물이 너무 큰 경우엔 분리형으로 제작해 현장에서 조합합니다.

Q.이 직업을 택한 동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토피어리는 한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배웠습니다. 당시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영국으로 갔었는데 우리나라와는 다른 유럽식 정원문화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죠. 그때부터 14년간 영국에 있으면서 5년 정도 가드닝 과정을 배웠고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학원에서 토피어리강의도 같이 하였습니다. 유럽식 토피어리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몇 년 전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이 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살아있는 식물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매우 흥미로운 일 같아요. 토피어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예뻐져요.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볼 수 있고 어떤 식물을 심느냐에 따라 화려하게 또는 고풍스럽게 변화를 줄 수도 있어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스토리를 정해서 작품으로 실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즐거움을 줄 수 있으니 충분히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대형 토피어리는 무게가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운반하는데 어려운 점 빼고는 아주 재밌습니다. 대형 토피어리 시장을 개척해 나가면서 후배를 양성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볼 때 이 길을 정말 잘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Q.향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A.롯데월드나 에버랜드와 같은 놀이공원에 토피어리가 많이 꾸며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장소에서의 토피어리는 공원의 일부분에 국한될 수 밖에 없어 안타까워요. 그래서 앞으로 저만의 토피어리 세계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금은 열심히 활동을 하면서 토피어리를 알리고 좀 더 나이가 들면 하나의 섬에 토피어리테마파크를 만들어 각 테마별로 예쁘게 꾸미고 싶습니다. 가족이나 연인이 와서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요.

Q.토피어리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선?
A.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토피어리 전문과정을 가르치는 학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식물의 특성과 종류, 식재나 확인 방법 등을 공부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해요. 이를 위해 토피어리 작품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충분한 시간을 토피어리에 할애하여 적극적인 열정으로 노력한다면 충분히 토피어리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이 직업의 전망은 어떻다고 보시나요?
A.전원주택이 아니더라도 이젠 아파트에서도 실내정원을 꾸미는 시대가 왔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조그마한 테마식 정원을 꾸미면서 가정의 화목을 다져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토피어리를 좋아할 것으로 생각되요. 더욱이 가습효과도 탁월해 토피어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또한 관공서, 기업 등의 박람회나 행사에 토피어리가 점차 많이 사용되고 있듯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행사에 유용한 토피어리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활동분야를 넓히면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작품활동을 하면서 토피어리를 알리는 일도 하고, 인터넷 등에서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며 폭넓게 분야를 개척했으면 합니다. 돈을 벌고자 애쓰지 말고 정서적 안정이나 지적향상을 위한 활동으로 생각하며 여유로운 작품활동을 한다면 돈은 뒤따라올 거예요. (끝)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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