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육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8.01 100년 기업의 성공 토대, 리더십 파이프라인
  2. 2007.06.20 CEO 교체 신(新) 풍속도
잠시 반짝하는 성과를 내다가 사라지는 기업이 아니라, 오랜 기간 꾸준히 높은 성과를 거두면서 장수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은 모든 경영자들의 바램이다. 장수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을 꼽으라고 한다면 끊임없는 변신을 통한 적응 능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적응 능력의 핵심 원천은 사람 특히,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경영자 선정의 대표적인 방식과 육성의 주요 포인트를 살펴보고자 한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40년에 불과하며, 일본과 유럽 기업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욱 짧은 13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더욱이 단순히 생존하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는 기업이 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연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우에도 환경 변화에 따른 끊임없는 변신과 적응 능력은 장수기업의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신과 적응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다. 이런 관점에서 경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단일 변수는 역시 최고 경영자가 아닌가 싶다. 최고경영자 선임에 따라 그 기업의 주가가 변동하는 현상이나, 월 스트리트 저널에 외부 영입 CEO에 대한 기사가 빈번하게 실리는 것도 이를 방증하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근래 수요에 비해 리더급 인력의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는 듯 보인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당연히 그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가히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기도 하다.
 
경영자 자원 왜 부족한가? 
 
그렇다면 최고 경영자의 확보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런 결과는 지식경제로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일지 모른다. 과거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비해 지금은 사업의 규모와 범위, 성격 등이 보다 광범위해지고 복잡해졌다. 이는 최고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경험과 스킬 등 성공을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도 까다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규모가 작고 사업 성격이 단순한 조직의 경영은 별다른 훈련과 경험의 축적이 없이도 성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양한 사업으로 구성된 대규모 조직의 경우에는 자연발생적인 리더의 성장을 기다리기만 해서는 곤란해지게 된다.
 
또한 과거에 비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내지 기회를 찾아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도 유능한 최고 경영자 확보가 어려운 한가지 이유일 수 있겠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운영하는 일은 실패의 확률(Risk)이 높은 반면, 그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학습의 기회(Opportunity)를 얻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훌륭한 사업 리더가 키워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경영자 자원, 어떻게 지속적으로 확보할 것인가? 
 
그렇다면 유능한 경영자 부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외 기업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유능한 경영자를 확보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외부 영입을 통해 유능한 경영자를 확보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내부에서 육성하는 방법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시스코(Cisco)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시스코는 최고 경영자(CEO)인 챔버스(John Chambers)를 비롯하여 최고 개발책임자(CDO) 쟌카를로(Charles Giancarlo),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보스트롬(Susan Bostrom) 등 주요 직책의 임원들 역시 외부에서 영입하거나 인수한 기업에서 성장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후자의 대표적인 기업은 경영자 사관학교로 널리 알려진 GE이다. 혹자는 GE를 ‘최고경영자를 만들어 내는 공장(CEO factor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부 육성과 외부 영입 중에서 보다 바람직한 접근 방법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한 일률적인 답을 구하기보다 좀 더 다른 포괄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먼저 조직의 최고 경영자를 선정하는 방법은 2가지 관점에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후임 CEO 선정 과정에 누가 주도권을 갖고 관여하는가의 측면이다. 즉, 현재의 최고 경영자가 상당부분 권한을 갖고 주도하는 경우와, 반대로 현 최고 경영자는 배제하고 이사회 등 제 3자에 의해 선정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하나 CEO 선정 방식을 구분하는 관점은, 후보에 대한 선호(Preference)가 이미 정해져 있는가 여부이다. 예를 들어, 이미 차기 CEO로 고려중인 단일 후보자가 정해져 있는 상황이냐, 아니면 제로 베이스에서 후보자 풀(pool)을 구성하고 선정하느냐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을 기준으로 구분하면, 최고 경영자 선정 방식은 왕위 계승 방식(Crown heir), 경마 방식(Horse race), 이사회 추천 방식, 헤드헌팅을 통한 광범위한 탐색 방식 등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표> 참조).  
 
1.왕위 계승 방식(Crown heir) 
 
왕위 계승 방식이란, 현재의 최고 경영자가 자신의 후임자를 일찌감치 지정해서 육성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차기 최고 경영자 후보는 1인이며, 자신이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 개발을 위한 다양한 기회가 제공된다.  
 
1993년 애플 컴퓨터(Apple Computer)의 마이클 스핀들러(Michael Spindler)가 존 스컬리(John Sculley)에 이어 최고 경영자로 취임한 것이 왕위계승 방식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스컬리는 퇴임 3년 전부터 후계자를 공식화하고 매일의 경영 의사결정에 자연스럽게 후계자를 참여시킴으로써, 후계자가 CEO 업무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방식은 가장 전통적인 승계 방식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방식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최고 경영자가 비록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을 후보로 선정하더라도, 단계적으로 내외부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가 춘추전국시대 제 1대 패자인 제환공이다. 관포지교로도 잘 알려진 명재상 관중의 보필을 받아 당대에 천하의 패자가 된 제환공이지만, 말년에는 후계자 선정에 실패하여 비참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장자인 공자 무휴를 세자로 옹립한 결정을 뒤엎고 공자 소로 세자를 변경하려는 과정에서 합리적 사유나 투명성이 결여됨으로써 골육상쟁의 내부 분란이 발생하였고, 그로 말미암아 자신의 사후(死後) 2개월이 지나도록 장례가 치러지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했던 것이다. 제 2대 패자인 진문공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제환공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일찌감치 세자를 지명하고 대신들에게도 이를 명확히 주지시켰다. 그런 다음, 세자 이외의 아들들은 다른 나라로 보내 벼슬에 살게 하는 등 승계 과정을 자신의 생전에 완전하게 마무리 지음으로써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해 두었다. 이를 통해 진문공은 치세와 승계 모두에 성공한 현명한 군주로 후대에 기억되고 있다.
 
이 방식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의 하나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서 후계자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고 운영책임자(COO)의 역할을 부여하거나, 이사회 멤버로 선임하는 등 성과 창출이나 외부 노출의 기회를 통해 사전에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인정받게끔 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2.경마 방식(Horse race) 
 
경마 방식이란, 복수의 후계자 후보를 사전에 선정하고 이들로 하여금 일정기간의 경쟁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을 새로운 CEO로 선정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경마 방식은 최종 선정된 후계자의 정당성(legitimacy) 측면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수용도 측면에서는 가장 우수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실패로 판명된 애플사의 두 전임 CEO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무능한 CEO가 대물림되는 문제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경마 방식도 왕위 승계 방식과 마찬가지로 후계자 육성과 검증을 위한 오랜 승계 기간이 요구된다. 그리고 때로는 오랜 경쟁을 통한 검증 과정을 끝내고도 적임자가 선정되지 않을 수도 있고, 결국 외부에서 후임자가 영입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임자인 스메일(John Smale)의 뒤를 이어 새로운 CEO에 선임된 프록터 앤 갬블(P & G)사의 알츠(Ed Artzt)의 경우도 이러한 경마 방식에 따른 후계자 선정 사례의 하나이다. 그는 자신(당시 56세)보다 11살이나 젊고 유능한 경쟁자가 있었음에도, 국제 부문 책임자로 취임 후 두 자리 수 성장을 이끌어 내는 등 뛰어난 성과를 냄으로써 차기 CEO로 선정된  케이스이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GE의 후계자 선정 방식도 경마 방식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사례의 하나다. 후보들은 각자 도전적인 직무를 부여 받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후계자로서의 검증과 더불어 더 큰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하게 된다. 제프리 이멜트와 제임스 맥너니, 밥 나델리 등 GE 후계자 선정 경쟁의 마지막 주자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통해 훌륭한 리더십 역량을 육성하고 개발함으로써, GE 또는 3M과 보잉, 홈 데포 등의 CEO를 역임했거나 현재 CEO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3.이사회 추천 방식 
 
이사회 추천 방식이란, 현직 CEO의 관여는 최소화되고 사외 이사가 중심이 되는 이사회에서 추천하는 1인의 후계자를 중심으로 후계자 선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단기간 내에 후보자를 선정하여 진행하는 방식이므로, 충분한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얻기는 비교적 어렵다. 그리고 후임 선정과정에서 이사회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루머로 떠돌게 되기도 한다.
 
최근 국내 모 기업의 사례에서 보듯이, 좋은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던 최고 경영자가 이사회의 의도에 따라 연임에 실패하고 교체가 되면서 이런 저런 뒷이야기가 언론매체에 소개되고 있는 것을 보아도, 후임자 선정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차기 CEO를 선정하는 노력이 중요함을 잘 알 수 있다.
 
이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제너럴 모터(General Motors)의 잭 스미스(Jack Smith)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부진한 매출로 인해 재정 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이사회가 주도하여 전임 CEO인 스템플(Robert Stempel)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여 사임시키고 후임자로 스미스를 선정한 바 있다.
 
4.헤드헌팅 방식 
 
외부 헤드헌팅 방식은, 이사회 추천 방식과 마찬가지로 현직 CEO가 아니라 이사회가 주로 관여하여 외부에서 복수의 후보자를 물색하고 그 중에서 적임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후보 선정은 조직의 변화 방향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요건을 갖춘 사람을 우선적으로 발탁하게 된다. 그러나 당초 의도한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완벽한 후보자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발 기준(Criteria)은 때로 변경될 수도 있다.  
 
코닥(Kodak)사의 휘트모어(Kay Whitmore)의 후임으로 선임된 피셔(George Fisher)의 경우가 헤드헌팅 방식으로 선발된 경우이다. 전임 CEO인 휘트모어는 새로운 기회의 모색보다는 비용 절감에 치중하면서 이사회의 바램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따라서 당시 사외 이사였던 코카콜라사의 고이주에타가 주도하여 외부의 임원 리크루팅 회사를 통해, 외부인이면서 마케팅 배경을 갖춘 여러 명의 후보를 비밀리에 조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후보자를 찾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에 기술 환경의 변화에 대한 강한 비전을 가지고 있던 당시 모토로라의 CEO였던 피셔를 새로운 CEO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후 피셔는 재직기간 동안 수렁에 빠졌던 코닥을 디지털이미지 사업분야의 선두 주자로 화려하게 재기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기업별 상황에 따른 접근 필요 
 
적절한 CEO 후계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이상의 4가지 방법 중에서 해당 기업의 상황과 인력 풀 등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여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존의 전략 방향과 정책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조직의 경우에는 왕위 계승 방식에 의한 후임자 선정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반면, 경영의 연속성보다는 변화된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하기 위해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은 경우라면 오히려 외부인재를 헤드헌팅 방식으로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충분한 후계자 양성 시간이 주어진 상황이라면, 다양한 유형의 경영자 후보를 조기에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가는 경마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결국, 해당 기업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을 우선 실행하되, 장기적으로는 조직내 각 계층의 경영자 풀을 충분히 육성하여 리더십 파이프라인에서의 흐름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영자 후보의 내부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보다 체계적이고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한 경영자 양성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내부 육성의 추진 절차는 주간경제 945호 「차기 CEO 양성의 비결」 참조). 여기에서는 특히 후계자 육성의 방법론 측면에서 보다 유의해야 할 이슈를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후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잠재력이 높은 후보를 발굴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미래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서,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식별하는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의 안목’을 가지고 있다면 성공적인 인재의 발굴과 육성 차원에서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의 하나가 높은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단계에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이는 반면, 실제 육성에는 소홀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잠재적 리더를 찾아내는 데 천재로 알려진 앤드루 카네기의 말처럼, “사람을 계발하는 것은 금을 캐는 것과 같다. 1온스의 금을 얻기 위해서는 1톤의 돌을 치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심정으로 효율성 보다는 효과성을 제고한다는 관점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한다면 이와 같은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또한, ‘좋은 리더는 태어날지도 모르지만, 위대한 리더는 길러진다(Good leader may be born, but great leader is made)’라는 말처럼, 선발 자체보다는 육성에 보다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사람의 육성과 관련해서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오해의 하나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사람을 키우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재의 육성에 있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일을 통한 육성’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학습 유형은 크게 실행을 통한 학습(learning by doing)과 관찰을 통한 대리학습(learning by example, 또는 vicarious learning)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성인 교육 분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람은 들은 것의 10%, 본 것의 50%, 말한 것의 70%를 기억하고, 듣고 보고 말하고 실제로 해본 것은 90%를 기억한다고 한다. 따라서, 스스로 실행을 통해 배우는 것, 그 중에서도 특히 도전적 과제의 수행과 그 과정에서 때로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는 실패의 경험은 개인의 성장에는 매우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실제 GE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교육 프로그램도 액션 러닝을 중심으로 편성하는 등 ‘실행’을 가장 중요한 육성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 책임의 범위상 초급관리자에서부터 전체 기업차원의 관리자에 이르는 각각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 본사 기능 분야 스탭에서 성장한 인재를 단일 사업을 총괄하는 관리자 직책의 경험도 생략한 채 복수 사업의 총괄직책을 부여하는 식의 오류를 흔히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초급자 슬로프를 거치지 않고 상급자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는 것과 같이 자칫 본인과 조직에게 부정적이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SIGNA, 체이스 맨해튼, GE 등 여러 선진 기업의 경우에는 초급관리자에서부터 초급관리자의 관리자, 영역전담 관리자, 사업총괄 관리자, 복수 사업 총괄 관리자, 최고 경영자의 각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게 하는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가치관이 가장 중요 
 
유능한 경영자를 내부에서 효과적으로 육성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건 다름 아니라 제도나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People first)’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상위 1퍼센트 내에 드는 정말로 성공적인 리더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팀원들을 발전시키고 성공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8년간의 영의정 재직 기간을 포함하여 23년간 재상으로 일한 황희 정승도 일찍부터 김종서를 재상감으로 지목하여 혹독하게 단련시켰다고 한다. 이타적인 이유에서건 이기적 이유에서건 조직의 상위 계층에서부터 솔선수범하여 사람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고, 나아가 이런 사람을 키우는 분위기가 조직 내에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다면 매우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끝>
(2007.7.25. LGERI, 노용진)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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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교체되는 CEO가 늘어나는 가운데,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CEO 교체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생사를 결정하는 CEO 교체의 신(新) 풍속도를 조명해 보고, 우리기업에의 시사점을 모색해 본다.  
 
CEO의 희망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높은 성과를 창출하여 유능한 CEO로 인정받는 것일 것이다.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꿈도 있을 것이다. ‘임기를 무사히 마치는 것’, ‘정년까지 근무하고 퇴직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어떠한 CEO도 ‘실패한 CEO’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체되는 CEO가 늘고 있다  
 
CEO의 이러한 희망과는 달리, 최근 교체되는 CEO가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부즈알렌해밀턴(Booz Allen Hamilton)이 2,5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995년 9.0%이었던 CEO 교체 기업 비율이 2006년 14.3%로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최근 3년간 CEO 교체 비율은 약 44%로서, 이는 CEO 3명 중 1명이 자리에서 물러났음을 의미한다. CEO 교체율 증가에 따라 정년으로 퇴직하는 CEO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경우, 정년을 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난 CEO 비율은 2005년 40%로서 1995년의 65%에 비해 약 25% 포인트 감소했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CEO를 교체하는 기업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증권선물거래소가 매년 1월 1일부터 7월 19일 기준으로 조사한 2006년 발표 자료를 보면, 코스닥 상장 기업 중 대표이사를 교체한 기업은 2002년 177개에서 2006년 250개 기업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CEO 교체의 신(新) 풍속도 
 
CEO 교체는 기업의 생사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저 회사의 CEO가 바뀌는구나’ 라며 팔짱만 끼고 쳐다보기만 할 일은 아니다. CEO 교체 패턴을 면밀히 파악하여 성공적인 CEO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CEO 교체 신(新) 풍속도를 조명해 보고, 시사점을 모색해 보자.  
 
1.문책성 CEO 교체 증가 
 
우선, CEO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사임’ 하는 문책성 교체가 증가하고 있다. 경영을 소홀히 하여 주주가치를 훼손하거나 윤리적 문제, 각종 스캔들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여 중도 하차하는 CEO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영진 리크루팅 기관인 스펜서 & 스튜어트(Spencer & Stuart)가 미국 S&P 500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2006년 교체된 CEO의 약 50%가 전임 CEO의 정년 퇴직이나 임기 만료에 따른 정상 교체가 아닌 성과 하락에 대한 문책 등에 의한 비자발적 교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HP의 칼리 피오리나, AIG의 그린버그 회장 등이 예로서, 이들은 경영실적 부진과 회계 부정 스캔들 등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책성 CEO 교체가 증가한 배경으로 이사회의 CEO 견제 역할 강화를 들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지배구조개선법의 영향으로 CEO의 경영 성과, 법적 규제 준수, 윤리적 경영 등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와 감시가 한층 강화되었다. 특히, 경영 성과 하락에 대해 이사회가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도 이사회를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또한, CEO 역할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변화도 한 몫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외 활동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 등도 CEO의 중요 역할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최근엔 이러한 활동은 기업 성과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CEO 개인에게만 이익이 된다는 인식이 싹트고 있다. 즉, CEO로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주가치 창출’이라는 것이다. TV나 경영 잡지 등 언론 활동에 집중하는 등 개인적 명예만 중시하는 CEO보다는, 보잉의 짐 맥너니 회장이나 HP의 마크 허드처럼 경영의 기본인 제품/서비스 혁신을 통해 실적과 주가를 높이는 등 내실을 챙기는 CEO들이 부각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2.CEO 경험자 모셔오기 
 
CEO 교체는 새로운 CEO의 등용을 의미한다. 흔히 위기에 빠지거나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기업들은 성과 개선과 새로운 변화를 위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는 경험 있는 노련한 CEO를 갈망하기 마련이다. 이에 새롭게 부각되는 CEO 교체 특징 중 하나가 CEO 경험을 가진 사람을 CEO로 영입하는 ‘CEO 모셔오기’이다. 2002년 사상 최대의 회계 부정 스캔들에 빠진 장거리 전화 업체 MCI(당시, WorldCom)가 컴팩 CEO 출신인 마이클 카펠라스를 영입하여 파산 보호 신청에서 벗어나는 등 회생시킨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타 회사의 현직 CEO를 빼앗아오는 기업도 있다. 이 경우, CEO를 빼앗긴 기업은 경영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또 다시 다른 회사의 현직 CEO를 빼앗아 오는 소위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보잉이 3M의 CEO인 짐 맥너니를 CEO로 영입하자, 3M은 운동기구 생산업체 브런스윅(Brunswick)의 CEO였던 조지 버클리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실제로 부즈알렌해밀턴 컨설팅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CEO 경험자를 영입하는 기업이 1995년 9개에서 2005년 35개 기업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타 기업의 현직 CEO를 영입하는 기업은 1995년 6개에서 2005년 20개 기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O 경험자를 신규 CEO로 모셔오는 가장 큰 이유는 ‘CEO 브랜드’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즉 많은 기업들은 과거에 CEO로 성공한 사람은 쇠퇴하는 기업을 회생시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처음으로 CEO를 하는 사람보다 신임 CEO가 직면하는 애로 사항을 상대적으로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CEO 리더십은 어디서든 통용될 수 있다’는 생각도 CEO 경험자를 영입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비록 타 회사의 CEO라 하더라도 나름의 CEO로서 노하우와 리더십이 있기 때문에, 이전과는 이질적인 산업이나 기업에서도 동일하게 CEO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3.CEO 외부 영입 신중론 
 
얼마 전 독일 회사인 지멘스는 1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사람을 CEO로 영입했다. 미국 제약회사 머크 출신의 페터 뢰셔가 그 주인공인데, 이전 CEO인 클라우스 클라인펠트의 비자금 조성 및 뇌물 등으로 인해 얼룩진 부패 기업 이미지를 개선해 나가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처럼 기업 회생과 재도약을 위해 외부에서 CEO를 등용하는 기업들이 있다. 물론 외부에서 영입한 CEO가 침체된 조직을 깨우고 새로운 변화를 촉진하는 측면에서 분명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이러한 CEO 외부 영입에 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 경영진 리크루팅 업체인 스펜서 & 스튜어트가 S&P 500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EO 외부 영입 비중은 2005년 40%에서 2006년는 15%로 감소하였으며, 2007년의 경우 1분기까지 8%의 기업(12개 기업 중, 1개 기업)만이 외부에서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O 교체 시에 외부로 눈을 돌리기 보다는 내부에서 키워진 사람을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CEO 외부 영입 성과에 대한 의구심  
 
CEO 외부 영입이 주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외부에서 CEO를 영입했지만,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즉, 과거의 성공 경험이나 이전 회사의 산업/문화에 젖어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내부에서 육성된 CEO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는 2006년 1월 S.C. 존슨 & 선(Johnson & Son)에서 윌리암 페레즈를 CEO로 영입하였으나,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불과 취임 13개월 만에 27년간 나이키에서 육성된 마크 파커로 교체했다. 또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가 15년간 11개 기업을 조사하는 기간에 등장하는 총 42명의 CEO 중에서 단 2명만이 외부 출신 CEO였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일(Yale) 대학의 경영학 교수인 제프리 소넨펄드가 ‘외부 CEO 영입이 반드시 성공을 가져온다라는 증거는 없다... 맹목적 CEO 외부 영입에 주의해야 한다’ 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CEO의 출신에 따라 기업 성과가 반드시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샤일레쉬 미탈과 윌리엄 화이트 교수가 2007년 포춘 500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외부 출신 CEO와 내부 출신 CEO의 연평균 주가 성장률은 각각 5.2%와 5.6% 이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부즈알렌해밀턴 컨설팅 회사의 조사를 보더라도, CEO 출신에 따른 기업 성과는 그 재임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예컨대, 재임 기간 초반에는 외부 영입 CEO가, 재임 기간 후반에는 내부 출신 CEO가 보다 높은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부 영입 CEO는 재임 초반에 새로운 시각으로 기업을 변화시키는 데에 강점이 있는 반면, 내부 출신 CEO는 기업의 좋은 문화를 유지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외부 영입 CEO 보상에 대한 이사회의 불만 
 
외부 CEO 영입에 들어가는 막대한 보상 비용에 대한 이사회의 불만도 외부 영입을 위축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보통 유능한 CEO를 영입할 경우, CEO 브랜드에 대한 프리미엄, 이전 기업에서 받던 보상 손실에 대한 보전, 그리고 타 기업으로 빼앗기지 않기 위한 인센티브 등을 이유로 많은 보상을 지급하게 된다. 예컨대, 포드는 약 13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작년 9월 취임한 보잉의 부사장 출신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앨런 멀러리에게 보잉 퇴직에 따른 보상금 등을 포함하여 약 3천 9백만 달러를 보상으로 지급하여 비난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CEO에게 너무 많은 보상을 주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보상 조사 기관 이퀼라(Equilar)가 2006년 S&P 500 기업의 신규 선임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부 영입 CEO의 평균 보상은 8백 9십만 달러로, 내부 승진 CEO가 받는 5백 8십만 달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넬(Cornell) 대학의 요시오 야나도리와 조지 밀코비치 교수 역시, 외부 영입 CEO가 내부 출신 CEO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지만, 그만큼 충분한 성과를 내지는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내부에서 육성된 사람을 CEO로 선임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기업으로 디즈니를 들 수 있다. 한 때, 디즈니 이사회는 전임 CEO인 아이스너의 후임자로 외부 사람을 영입해야 기업을 회생시킬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이베이(eBay)의 CEO인 메그 휘트만의 영입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2005년 내부 출신인 아이거를 CEO로 최종 선임하였다. 사실 디즈니 사업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사업 부진을 초래한 전임 CEO 아이스너가 후계자로 지목한 아이거를 새로운 CEO로 선임한 것은 업계에서는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디즈니 이사회의 이러한 판단에는 디즈니의 회생을 위해서는 디즈니의 사업과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 CEO가 되어야 한다고 사상이 짙게 깔려 있었다.  
 
성공적 CEO 교체 포인트 
 
지금까지 최근 새롭게 부각되는 CEO 교체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CEO 쟁탈전이 전개됨에 따라, 유능한 CEO를 발굴하고 선임하는 것은 기업 경영상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성공적 CEO 교체를 위한 몇 가지 포인트를 제시해 본다.  
 
1.CEO 선임 즉시 후임 CEO 발굴∙육성 
 
CEO 교체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CEO들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속하고 원활한 CEO 교체를 위해서는, CEO를 교체하는 즉시 후임 CEO를 미리미리 물색하고 육성해 놓아야 한다. 특히, CEO 선임 및 육성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사회가 정기적으로 CEO 후보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이들의 잠재력을 검증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아무리 CEO 선발에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CEO 교체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있으며, CEO 교체를 늦게 준비하게 되면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CEO 후보자를 검증하여 최적의 CEO를 선임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2003년 CEO였던 짐 캔탈루포가 갑작스런 심장병에 걸리자, 불과 수 시간 만에 짐 스키너를 후임자로 발표한 바 있다. 미리 준비해 두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타벅스도 성공적으로 CEO를 교체했다고 평가받는 기업 중 하나이다. 2000년 CEO로 선임된 오린 스미스는 CEO로 선임되자마자 자신은 2005년에 사임할 것이라고 계획하였다. 그리고 이사회 의장이자 설립자인 하워드 슐츠 회장과 함께 차기 CEO로 패스마크(Pathmark)라는 청과 회사의 CEO였던 짐 도날드를 지목하고, 스타벅스의 주요 사업을 맡기면서 체계적으로 육성하여 2005년에 성공적으로 CEO 교체를 하였다. 제약회사인 엘리릴리(Eli Lilly)의 이전 CEO 랜달 토비아스는 ‘CEO 후계자 승계 계획은 이전 CEO가 사임을 발표하는 순간이 아니라, 신임 CEO가 선임되는 바로 그날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외부 영입과 내부 육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 
 
CEO 교체 시, 외부에서 영입할지, 내부에서 성장한 사람을 등용할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짚어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경영 스타일을 통한 조직 변화나 내부의 CEO 후계자간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는 면에서 외부 출신 CEO는 장점이 있다. 반면, 내부 출신의 CEO는 기업 문화나 경영 특성을 이해하면서 장기적 관점의 변화나 경영을 할 수 있고, 구성원들에게는 회사가 내부에서의 인재 육성을 중시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현재의 기업 전략이나 조직문화 등을 고려하여 내부 또는 외부 출신 CEO로의 교체 여부를 면밀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경영 학자인 램 차랜 역시 ‘내부 CEO든 외부 CEO든 서로 장단점이 있다’고 말하면서, ‘회사가 장기적으로 나가고자 하는 방향을 신중히 고려하여, CEO를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CEO의 출신보다는 신임 CEO가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하는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앞서 살펴본 디즈니의 경우, 아이거가 CEO로 낙점 받을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내부인이면서도 외부인과 같은 사고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아이거는 평소 ‘나는 이전 CEO와는 다른 방향으로 디즈니를 변화시킬 것이다’라는 생각을 피력했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이사회나 구성원들에게 외부 CEO 영입과도 같은 효과를 충분히 주었던 것이다. 실제로,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 스쿨의 아이세 카래브리 교수가 지난 30년간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내부에서 CEO를 선임하더라도 그 CEO가 외부인처럼 행동한다면, 외부 영입 CEO와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3.CEO 마인드 변화 : 독단보다는 포용 
 
마지막으로 CEO 스스로의 마인드 변화도 필요하다.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을 고수하거나 자신의 명예만을 위해 노력하는 CEO보다는, 이사회와 경영에 대해 원활히 커뮤니케이션 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 경쟁력을 키워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부즈알렌해밀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사회와의 불협화음으로 떠난 CEO가 전체 CEO 교체 비율 중에서 1995년 2%에서 2006년 11%로 증가했다고 한다. 예컨대, 건축자재 유통업체 홈데포의 CEO인 로버트 나델리는 지나친 구조조정과 감축으로 인한 구성원 불만 초래,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소외시키는 독단적 리더십 스타일, 비정상적으로 높은 보상 등에 대한 비난을 받았으면서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앞으로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독단적 리더십보다는 주주, 구성원 등 이해관계자들을 포용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CEO가 더욱 부각될 것이다. (2007.6.11. LGERI, 최병권)
Posted by 서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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